지난해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 프로야구 선수 강정호(29)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법원은 이번 사고 전에도 2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던 사실을 들어 검찰이 구형한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3일 강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판사는 “음주운전이 그 자체로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사고가 날 경우 전혀 무관한 일반시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험을 가할 수 있어 잠재적으로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조 판사는 “강씨는 벌써 두 번이나 벌금형 처벌을 받았는데 또 다시 음주운전을 했고, 교통사고까지 난 데다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벌금형 선고로는 더 이상 경고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조 판사는 사고 직후 경찰 조사에서 강씨를 대신해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한 친구 유모씨에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강씨는 작년 12월2일 술에 취해 본인 소유의 BMW 승용차를 몰고 숙소인 서울 삼성동의 한 호텔로 향하던 중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 받고 달아났다. 사고 직후 강씨는 곧장 숙소로 달아났고 함께 타고 있던 유씨는 자신이 운전을 했다고 경찰에 거짓 신고를 했다. 검찰은 강정호를 벌금 1,500만원에 약식기소 했지만, 재판부는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강씨는 2009년 8월과 2011년 5월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바 있다.
강씨는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죄송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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