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철우/사진=한국배구연맹
[장충체=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절박함의 승리였다. "간절함과 집중력이 승부의 포인트"라고 외친 임도헌(45ㆍ삼성화재) 감독의 비장함에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보답했다. 중심에는 외국인 선수 타이스 덜 호스트(26ㆍ네덜란드)가 있었다. 그는 공격뿐 아니라 몇 차례나 코트 밖으로 나가는 공을 몸을 날려 살리려는 집념을 보여주며 선수단에 투지를 불어넣었다.
타이스는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에서 29득점(공격 성공률 56.25%)을 올렸다. 시즌 1,000득점을 넘긴 타이스를 앞세운 삼성화재는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28-26 25-23 25-27 27-25)로 따돌렸다.
경기 후 타이스는 "시즌 막바지라 중요한 경기였다고 생각했다"며 "내 자신과 팀원들을 믿었다. 플레이오프가 정해진 게 없어 끝까지 잘 싸워보겠다. 3세트 마지막에 불필요한 실수를 해서 어렵게 가져갔는데 이겨서 큰 문제는 없다. 개인 1,000득점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팀 승리에 중점을 두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프로배구 출범 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포스트시즌(PS) 진출 희망을 살려갔다. 우리카드와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4위(17승 17패ㆍ승점 54)로 올라섬과 동시에 3위 한국전력(20승 13패ㆍ승점 56)과 승점 차를 '2'로 좁혔다. V리그 남자부는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 이내여야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된다.
삼성화재는 우리카드와 시즌 상대 전적을 4승 2패로 마무리했다. 역대 전적에서는 21승 2패로 압도적인 천적 관계다.
반면 우리카드(16승 17패ㆍ승점 51)는 경기 전 김상우(44ㆍ우리카드) 감독의 말처럼 "아주 중요한 경기"를 놓쳤다. 승점 60이 마지노선이라고 봤을 때 이날 경기를 잃은 우리카드가 창단 첫 봄 배구로 가기 위해선 잔여 3경기를 모두 이기고 경쟁자들을 지켜봐야 하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우리카드는 첫 1,2세트를 이길 기회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흔들렸다. 먼저 승기를 잡고도 상대에게 세트를 내주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심리적인 문제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경기 내용에서는 센터에서의 장점이 사라졌다. 우리카드는 한창 잘 될 때 크리스티안 파다르(21ㆍ헝가리)의 맹공에 더한 중앙에서 활발한 공격과 수비가 병행됐다. 최근에는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날 양 팀의 운명의 걸린 맞대결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젊은 여성 관중이 대폭 늘어난 것은 달라지는 풍경이다.
경기는 1세트부터 대접전이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이어진 박빙의 승부는 결국 듀스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듀스에서 삼성화재는 실수를 최소화했고 마무리할 때는 타이스의 역할이 컸다. 2세트는 중반 이후 중앙이 살아난 우리카드에 삼성화재가 고전했다. 블로킹과 함께 중앙 속공이 연속으로 터지자 삼성화재 수비진은 우왕좌왕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21-23에서 타이스의 백어택에 이어 나경복(23)의 스파이크를 박철우(32)가 블로킹으로 저지한 컷이 컸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삼성화재는 타이스의 오픈 공격과 하경민(35)의 블로킹으로 연속 4득점을 얻으며 세트를 마무리했다. 3세트 우리카드는 마지막 반격을 가했다. 듀스 상황에서는 갑자기 흔들린 삼성화재의 리시브 불안을 놓치지 않고 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 역시 듀스 접전이 전개된 가운데 25-25에서 박철우의 오픈 성공과 블로킹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장충체=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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