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홍역을 치른 삼성전자가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했다. 휴대폰, 가전 등 모든 제품의 품질을 철저하게 관리해 ‘제 2의 갤럭시노트7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2일 권오현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하고 김종호 삼성중공업 생산부문장(사장)을 실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김 사장은 삼성전자 휴대폰, 가전 등 완제품 전반에 걸친 품질과 제조 혁신 활동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품질혁신실 신설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전자가 내놓은 품질 강화 방안 중 하나이다.
숭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줄곧 휴대폰 제조 분야를 담당했다. 생산 공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해결하는 현장형 전문가로, 제품 품질을 관리하는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1995년 무선사업부 제조부장 시절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 휴대폰 불량품 15만대를 쌓아놓고 불태운 이른바 ‘애니콜 화형식’을 직접 주도한 바 있다. 그는 또 2014년 나온 스마트폰 갤럭시S6의 몸체를 플라스틱에서 금속으로 바꾸기로 결정하고 베트남 공장의 금속가공기계에 수치제어장치 2만대를 설치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금속 몸체 스마트폰을 처음 만드는데도 불량률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을 이끌었던 전영현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이날 김 실장을 위촉한 것은 삼성그룹이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를 발표하며 약속한 ‘각 사 이사회 중심 자율 경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주도가 아닌 계열사 이사회 중심의 임원 인사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추후 계열사 별로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를 만들어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1일부로 해체된 미전실 소속 직원들이 어느 계열사로 가게 될지는 이번 주 안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삼성은 사직한 임원들에게 고문직을 맡기는 게 관례지만, 최지성 미전실장과 장충기 차장, 팀장 7명은 바로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그 동안 미전실 사무실로 사용해 온 서울 삼성 서초사옥 40층과 41층도 3일까지 모두 비운다. 미전실 임직원들의 배치와 함께 계열사 별 임원 인사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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