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서울시립병원을 소방관 치료와 건강관리를 위한 전문 소방병원(119 안심협력병원)으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국내에 소방병원이 없어 경찰병원이나 소방치료센터로 지정된 의료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서울시가 최초로 전문병원을 지정하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소방병원 건립을 검토해 왔지만 1,000억원 이상 막대한 비용 등 문제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립병원 13곳 중 1~2곳을 지정해 기존 업무를 하면서 소방병원 역할도 함께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방병원으로 지정되는 시립병원은 소방관에게 자주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과 화재 현장 등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로 인한 각종 질병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와 건강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매년 소방관이 받는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축적ㆍ분석해 질병과 직무 연관성이 있는지 추적하는 일도 맡는다. 119 구급대원의 응급처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교육도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특히 혈관육종암이라는 희귀병으로 2014년 부산에서 사망한 고 김범석 소방관처럼 직업성 질환을 인정받지 못해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소방관들의 질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소방병원 지정 외에도 재난신고부터 대처ㆍ관리, 소방관 교육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소방시설인 ‘소방행정타운’을 2022년 완공 목표로 추진하는 등 소방관 근무환경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재난현장 시뮬레이션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구난 지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난현장 지휘 역량 강화센터’를 아시아 최초로 열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