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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주년] 최윤겸 강원FC 감독이 니폼니시를 떠올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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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주년] 최윤겸 강원FC 감독이 니폼니시를 떠올린 이유

입력
2017.03.0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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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겸 강원FC 감독./사진=이호형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2017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의 관전 포인트는 강원FC의 성적이다. 강원은 도민 구단으로선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구단은 2016시즌 최우수선수(MVP) 정조국(33)을 비롯해 이근호(32), 문창진(24) 등 내로라 하는 선수들을 끌어 모았다. 일각에선 '모 아니면 도' 식의 도박으로 보고 있지만, 선수단을 이끄는 최윤겸(55) 강원 감독은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난 최 감독은 겨울전지훈련 성과에 대해 "100점 만점에 80점은 줄 수 있다. 나머지 20점은 물음표로 남겨두겠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이전보다 조직적이고 팀을 위한 플레이를 하더라. 빌드업과 찬스를 만드는 과정, 약속된 플레이가 많이 나온 부분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능력도 있지만, 인성도 좋더라. 사생활과 몸 관리에서 잘 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은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스타 선수들을 이끄는 데 대해 부담도 있었지만, 기대감을 갖고 행복하게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 최윤겸 강원FC 감독 프로필

'어떠한 감독이 되고 싶느냐'는 질문에 최 감독은 "믿음이 있고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압적으로 지시하기보다는 기다릴 줄 아는 감독이 되길 원한다고 그는 말했다.

최 감독은 발레리 니폼니시(74) 전 부천SK 감독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니폼니시는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인 부천 SK 사령탑을 지냈다. 최 감독은 당시 코치로 일했다. 최 감독은 "니폼니시 감독님 밑에서 믿음, 기다림의 미학을 배웠다.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방법을 통해 선수들이 발전되는 부분을 봤다. 그 시절 축구가 좋은 축구였다고 자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 감독은 신인 선수들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그들에게 믿음과 시간을 주려 하고 있다. 그는 "전지훈련에서 김민준(23), 안수민(23), 임찬울(23) 등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3명을 뭉쳐 놓으면 강하지 않았지만, 1명을 기존 선수 10명과 뛰게 하면 경기력이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 최윤겸(위) 감독이 강원FC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사진=강원FC 제공.

최 감독은 새롭게 합류한 선수가 많은 만큼 기존 선수들과의 융화를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말 P급 지도자 교육을 받으면서 조덕제(52) 수원FC 감독으로부터 선수단 관리에 대해 조언을 받았다. 최 감독은 "영입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간 암투나 시기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조덕제 감독님은 특히 '주전에서 밀려난 선수들을 잘 챙겨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언급했다.

강원은 올 시즌 우승후보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우승은 좀 과하고 일단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을 목표로 해야 할 것 같다. 리그 3, 4위가 목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력이 살아나면 전북 현대나 FC서울 빼곤 어느 팀이든 대적할 수 있는 전력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며 "선수 구성상으로 터무니없는 목표는 아닌 것 같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도민구단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기 이전에 개인적인 목표를 먼저 달성하라고 얘기했다. 그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것도 정답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개인 목표를 먼저 성취하려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며 "나쁜 의미가 아니다. 예를 들어 정조국이 지난해에 이어 또 MVP와 득점왕을 거머쥔다면 그에 걸맞게 팀도 높은 수준에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고 역설했다. 최 감독은 "나도 감독이 된 후 개인 목표를 하나 둘 달성하면서 가자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 궁극적으로 좋은 지도력,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감독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희망했다.

최 감독은 강원이 한국 축구의 발전에 일조하기를 원했다. 그는 "사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야구의 인기를 넘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기회를 놓쳐 버렸다"며 "이렇게 공격적인 투자와 지원이 됐을 때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감독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강원을 성공시키는 게 K리그나 한국 축구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선수들과 함께 도민 구단을 활성화를 시키는 일에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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