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중국파인 캐리 람(59ㆍ여) 전 홍콩 정무사장(총리격)이 26일 치러지는 행정장관 선거에 정식 입후보했다.
1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람 전 사장은 이날 마감된 행정장관 후보지명에서 선거위원 1,2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579명의 추천을 받아 후보로 등록했다. 람 전 사장 외에 존창(65) 전 재정사 사장(재정장관)과 우궉힝(70) 전 고등법원 판사도 각 160명, 179명 추천을 받아 등록을 마쳤다. 두 사람 역시 친중 인사로 분류된다.
홍콩의 행정수반격인 행정장관이 되려면 선거위원 15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후보 등록한 뒤 선거에서 과반 지지를 얻어야 한다. 람 전 사장은 과반에 불과 22명 부족한 선거위원을 확보해 사실상 당선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007년 개발국장 시절 반발 여론에도 유서 깊은 빅토리아항 퀸스 피어 부두 철거를 강행하고, 2014년엔 홍콩 최대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강경 진압해 ‘철의 여인’이란 별칭을 얻었다. 중국 지도부의 신임도 각별해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겸 홍콩ㆍ마카오업무협조소조 조장은 지난달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만장일치로 람 전 사장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창 전 사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시 주석이 홍콩ㆍ마카오업무협조소조 조장을 사임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양회(兩會ㆍ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홍콩 대표단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대 여론연구소와 명보가 지난달 20∼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창 전 사장의 지지율은 39.2%로 나타나 람 전 사장(32.3%)보다 높았다. 렁춘잉(梁振英) 현 행정장관의 뒤를 이을 차기 장관은 중국 정부의 승인 절차를 거쳐 7월 공식 취임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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