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차세대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8이 3월 베일을 벗는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비롯 총수 부재와 미래전략실 해체 등 삼성이 처한 위기상황을 혁신적인 신제품 S8의 성공을 통해 반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인공지능(AI)으로 중무장한 S8의 신규 기능과 디자인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미국 뉴욕 링컨센터와 영국 런던 히어 이스트에서 갤럭시S8 공개 행사를 동시에 진행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 개막 전날인 지난 26일(현지시간) 태블릿PC 신제품 소개 자리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공개 행사)’ 초청장과 예고 동영상을 기습 공개했다. 30초 분량의 영상은 갤럭시S8로 보이는 실루엣만 어렴풋이 등장했다. 예상치 못했던 깜짝 발표에 1,000여명의 세계 각국 취재진들이 일제히 터뜨린 함성은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가늠케 했다.
초청장 영상은 1980년대 카폰(차량용 휴대폰)부터 2000년대 스마트폰까지 시대별 발전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뒤 2017년 ‘당신의 전화를 박스에서 꺼내라’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기존 휴대폰의 틀을 깨는 새로운 제품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살짝 드러낸 기기 윤곽선으로는 디자인 변화가 예상된다. 스마트폰 화면을 중심으로 위ㆍ아래에만 윤곽선을 표시했는데, “좌우 베젤(화면을 둘러싼 테두리)을 최소화 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 27일 MWC 행사장 내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도 갤럭시S8의 가장 주목할 부분으로 디자인을 꼽기도 했다.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처럼 평면형과 곡면형 2종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전면 하단의 물리 홈 버튼은 터치 방식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소개될 AI 비서 기능도 기대되는 요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제품군에 음성인식 기반 ‘S보이스’를 탑재해 왔지만 실용성이 떨어져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번 제품에는 지난해 미국 AI 개발사 비브랩스 인수 후 탄생시킨 AI 플랫폼 ‘빅스비’가 탑재될 예정이다. 이미 5년 전 AI 비서 ‘시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애플을 비롯해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대비 얼마나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다양한 가전 제품과도 AI 플랫폼을 연결해 사물인터넷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공언해 왔다”며 “경쟁사보다 뛰어난 빅데이터 분석 능력과 맞춤형 기능 등이 이번 제품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밝혔다. 전작에서 호평 받았지만 발화 사태 등으로 빛을 보지 못한 홍채인식도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이동통신사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백 사태를 모처럼 깨울 시장 활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10일 가장 먼저 출격하는 LG전자 G6에 일제히 사은품을 걸며 판촉전에 시동을 걸었다. 2일부터 시작하는 예약 판매 구매자에게 블루투스 이어폰, 정품 케이스, 액정 무상수리 등 혜택을 제공한다. 1일부터는 갤럭시S7 시리즈 출고가도 모델별로 최대 11만원까지 인하된다. 갤럭시S8 출시를 앞두고 재빨리 구형 제품의 재고를 소진하려는 조치다.
한편 이날 MWC 주최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혁신적인 제품으로 갤럭시S7 엣지를 선정, ‘최고의 스마트폰’ 상을 수여했다. 이동통신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급형 제품에 대한 대기 수요가 상당히 몰려 있어 주요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상반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갤럭시 제품군은 그 동안 성공적인 시장 반응을 얻은 데다 갤럭시노트7 실패를 털어낼 만한 신제품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 소비자들의 기대도 크다” 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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