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코 앞 제주민군항 준비 미흡
크루즈터미널 내년 6월 가동 예상
1년간 방파제서 출입국 절차 진행
관광객 50만명 찾을 텐데 “어쩌나”
올해 7월부터 크루즈 선박을 이용해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할 관광객들은 방파제에서 출입국과 통관 절차를 받아야 하게 생겼다. 민군복합항 내 크루즈 터미널 시설 공사가 더뎌 내년 6월쯤이나 정상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신축 중인 민군복합항 크루즈 터미널 공사의 공정률은 25%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도는 내년 3월쯤 공사가 완공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츨입국 관련 시설을 갖추고 시범 운영을 거쳐야 해 터미널이 실제 정상 가동되기까지는 3개월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크루즈 관광객들이 제주에 입ㆍ출국하기 위해 진행하는 출입국ㆍ통관ㆍ검역(CIQ)을 터미널 완공 전까지 크루즈선이 접안하는 방파제에 임시시설물을 설치해 진행키로 했다. 임시시설물에는 출입국 심사대 20대(입국 12대ㆍ출국 8대)가 설치되고, 세관 검색대와 열감지장비도 운영될 예정이다.
결국 민군복합항을 통해 제주를 방문하는 크루즈관광객들은 1년 가까이 협소한 임시시설을 통해 입국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크루즈 터미널이 정상 가동되면 출입국 심사대는 25대로 늘어난다.
문제는 크루즈항이 개항하는 7월부터 연말까지 크루즈선박이 180여회 입항할 예정인 데다, 이로 인한 관광객도 5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출입국ㆍ통관 과정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올해 민군복합항에 입항하는 크루즈 선박들 중에는 15만톤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들이 포함돼 있으며, 평균 4,500명의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입국심사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대형 크루즈선박 2척이 동시에 접안하는 경우도 12차례 계획되어 있어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런 문제점들은 21일 제주도가 국제크루즈선사 관계자들과 갖은 간담회에서 제기됐다. 선사 측은 입국심사대가 12개에 불과해 입국심사 시간을 2시간 이내 마무리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고, 반나절에 불과한 제주도 여행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다.
또 크루즈선박 2척이 동시에 들어올 경우 나머지 한 척은 2시간 가량 대기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크루즈 관광객들을 도내 주요 관광지로 데려갈 운송 수단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도는 개별관광객들을 위해 셔틀버스 3대를 배치할 계획이지만 선사 측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크루즈 선박이 2척이 동시에 들어올 경우 100대 이상의 버스 주차 공간이 필요하지만, 현재 버스 주차 공간은 53대에 불과하다.
도 관계자는 “당초 크루즈선박들이 입항하면 선상에서 출입국 절차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절차상의 이유로 육상에서 실시키로 했다”며 “입국심사대가 부족할 경우에는 출국심사대 8대를 전용해 사용토록 하는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셔틀버스는 예산 문제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줄었지만 택시와 노선버스를 투입하면 수요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주차장은 터미널 인근 주차장과 도로를 활용하고 주차안내요원도 배치할 예정으로, 터미널 완공 전까지는 다소 불편은 예상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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