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신분에서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로 강등된 박병호(31ㆍ미네소타)가 시범경기 시작부터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메이저리그 재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박병호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 있는 센추리링크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시범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6회 교체됐고, 미네소타는 9-6으로 승리했다.
박병호는 0-0으로 맞선 1회말 2사 2루에서 마이애미 선발투수인 우완 호세 우리나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이틀 전 보스턴전 첫 홈런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이번 시범경기에서 타율 5할7푼1리(7타수 4안타)에 4타점, 2득점의 맹활약이다. 삼진은 1개뿐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직구 대처 능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3경기로 예단하긴 이르지만 박병호는 이날 우리나의 96마일(약 154.5㎞) 짜리 강속구를 통타해 펜스를 훌쩍 넘겼다. 지난해 박병호는 시즌 초반에는 선전했지만, 점차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약점을 드러내면서 한없이 추락했다. 그러나 기량의 문제라기보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수 싸움에서 밀려 한가운데 직구를 쳐다 만 보고 삼진을 당할 때가 많았다. 쳤다 하면 관중석을 크게 넘기는 파워는 인정을 받았으나 삼진율 32.8%(244타석 80삼진)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공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메이저리그 62경기에서 타율 1할9푼1리(215타수 41안타)에 12홈런, 24타점에 그쳤고,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현재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이다.
지난 겨울 절치부심한 박병호는 빠른 공에 적응하기 위해 타격 폼을 간결하게 수정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이달 초 미국으로 출국하며 “올해는 타이밍을 어떻게 잘 잡을지 생각했고, 잡으려면 타격 폼을 간결하게 해야 할 거 같다”며 “육안으로 보기에는 타격 폼이 크게 달라진 게 없을 수 있다. 나만 느끼는 거다”고 말했다. 이날 홈런 외에 나머지 안타 2개도 93마일(약 149㎞)의 빠른 공이었으며 시범경기 1호 홈런도 구속은 측정되지 않았지만 90마일을 넘는 직구였다.
박병호의 필사적인 각오가 결과로 드러나고 있는 시범경기 초반 활약이며 메이저리그 복귀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폴 몰리터(61) 미네소타 감독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박병호가 투스트라이크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보여줬다. 보기 좋았다”고 칭찬했다. 미네소타 지역지 파이오니어 프레스의 마이크 버나디노 기자의 개인 트위터에 따르면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가 이번 시범경기에서 삼진보다 홈런이 더 많으면 화제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추신수(35ㆍ텍사스)는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와 시범경기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우완 선발 주니어 게레라의 초구인 시속 약 147㎞(91.5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중견수 2루타를 뽑아냈다. 추신수의 올해 시범경기 첫 안타다. 지난해까지 3년간 한국 NC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에릭 테임즈(31)는 밀워키의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삼진 2개를 포함해 3타수로 침묵했다. 경기는 밀워키의 5-0 승리로 끝났다.
김현수(29ㆍ볼티모어)는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에 6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볼티모어는 1-4로 졌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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