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부터 증시 꾸준히 상승
年 수익률 대부분 20% 넘겨
대표적 고수익-고위험 상품
“상승장 예상 땐 가입기간 길게 하락 전망하면 당분간 관망을”
2013년 금융사 직원인 친구의 부탁으로 레버리지인덱스펀드(이하 레버리지펀드) 3개 상품에 가입한 대기업 부장 차모(44)씨는 요즘 싱글벙글이다. 가입 직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한동안 죽을 쒔지만, 작년 말부터 수익률이 치솟기 시작해 요즘은 3개 상품 모두 11~14%대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차씨는 “한 때 수익률이 -20%까지 떨어졌을 때는 속았다 싶었는데 지금은 대만족”이라며 “증시가 더 오를 거란 전망도 적지 않아 좀 더 들고 있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작년 초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타면서 최근 레버리지펀드가 독보적인 수익률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상당수 레버리지펀드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20%를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르는 법. 전문가들은 레버리지펀드 투자 시에는 증시 변화를 주목하면서 가급적 단기로 투자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레버리지펀드는 ‘지렛대’를 뜻하는 레버리지라는 말처럼 선물 투자 기법을 통해 같은 투자금이라도 1.5~2.2배의 투자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된 펀드다. 다만 기초자산 등락에 따라 수익은 물론, 손실도 커질 수 있어 대표적인 고수익ㆍ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국내 증시에서는 주로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글로벌신흥국,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주식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최근 레버리지펀드의 수익률은 여러 펀드 가운데서도 압도적이다.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주(2월 20~24일) 설정액 10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위 5개 펀드는 모두 레버리지펀드였다. 수익률 1위였던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3.3%) 등으로 비롯, 'NH-Amundi 코리아2배레버리지 펀드'(2.8%),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 펀드'(2.6%) 등 모두 주간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1.2%)을 크게 앞질렀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 현재 국내 3개 자산운용사(삼성ㆍ미래에셋ㆍ한국투자신탁)의 대표적인 코스피200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가운데, 레버리지 ETF는 평균 9.87%의 수익을 거뒀다.
제로인의 펀드닥터를 통해 최근 1년간의 레버리지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는 더욱 놀랍다.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는 30%가 넘는 수익을 올렸고,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 및 NH-Amundi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 등 상당수가 20%가 넘는 고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 펀드는 6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고,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 펀드도 29%를 넘겼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수익률이 대거 마이너스에 머물렀던 레버리지펀드로서는 대반전에 성공한 셈이다. 이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19개월만에 다시 2,100을 넘는 등 상승세를 보인 덕이다.
레버리지펀드는 고수익이 매력적인 만큼 반대로 위험성도 커 주의해야 한다. 기초자산의 변동성에 따라 1.5~2.2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의 손실도 볼 수 있어 시장예측이 중요하다. 투자설명서에 분류된 투자위험 등급이 1등급(매우 높은 위험)인 이유도 그래서이다. 펀드 매니저들조차 가급적 투자 초보자들에게는 1등급 위험 상품을 추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하려는 개인의 투자성향과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코스피 지수가 2,100선을 넘나드는 요즘도 레버리지펀드 투자가 적합한 시기일까. 최근 수년간의 ‘박스피’(박스+코스피) 수준에선 고점이지만 추가 상승을 점치는 전망도 적지 않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 유럽의 선거 등 향후 증시를 위협할 요소들도 많은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걸로 전망한다면 가입 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말한다. 반면, 단기적으론 주가 하락을 예상한다면 반등 시점을 기다려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박동우 NH-Amundi자산운용 부장은 "국내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 등락을 거듭했다는 점에서 레버리지펀드에 과감하게 투자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지금 코스피 지수를 최고점으로 보기도 어렵다”며 “레버리지펀드는 환매 수수료가 없다는 게 장점인 만큼 예상했던 증시 흐름이 바뀌면 빠르게 환매하기에도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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