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 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 최대 닭고기 업체인 하림의 직영 농장으로 번져 방역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하림이 직영하는 전북 익산시 육용종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방역당국은 즉각 농장에서 키우던 육용종계 6만5,000마리를 살처분했다.
AI 의심축이 발견된 이 농가는 하림그룹 계열 농업회사법인인 ‘에이치비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에이치비씨는 익산시에만 10곳의 위탁종계장을 운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방역이 철저한 대규모 계열화 농가에서 AI가 재발하자 방역당국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최근 철새 이동 시기를 앞두고 전남북ㆍ충남 등 ‘서해안 벨트’를 따라 H5N8형 바이러스가 잇따라 발생한 탓이다. 잠복기가 길어 감염성이 높은 H5N8형은 지난 6일 전북 김제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한 뒤, 전남 해남 육용오리 농가(21일) 충남 청양 산란계 농가(22일) 고창 육용오리 농가(24일)에서 연이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28일 0시부터 내달 1일 낮 12시까지 36시간 동안 전남북ㆍ광주 지역 가금류 농가ㆍ차량ㆍ물품 등의 이동을 금지하는 ‘일시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ㆍStand still)을 발령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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