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수장으로 첫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수장으로는 처음 성공회(영국 국교회) 교회를 방문했다.
교황은 26일(현지시간) 설립 20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로마 중부 올세인츠 교회를 찾아 로버트 인스 성공회 주교와 함께 기도를 올렸다. 성공회는 1534년 당시 바티칸이 영국 국왕 헨리 8세와 캐서린 왕비와의 이혼을 불허하자 가톨릭에서 분리돼 개신교 교단으로 재탄생했다.
가톨릭은 여성 성직자를 임명하고 동성애자 주교를 허용하는 등 전통 교리에 반하는 관습을 유지한 성공회와 500년 가까이 대립했으나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하면서 두 교단의 갈등 극복을 위해 힘써 왔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는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와 공동미사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행사를 열기도 했다. 교황은 이날도 강론을 통해 “가톨릭과 성공회는 수세기 동안 적개심과 불신으로 상대를 바라봤다. 이제 두 교단이 과거의 편견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교황은 웰비 주교와 기아와 내전으로 고통 받는 동아프리카 남수단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수단에서 분리ㆍ독립한 남수단은 5년째 이어진 내전으로 30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하는 등 식량 상태가 극도로 악화해 유엔이 최근 기근을 공식 선포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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