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전면시행 2년째 맞아
미래자동차 학교ㆍ해양 직업 등
1667곳서 3015개 진로 체험
지난해 대전 가오중 1학년 학생들은 ‘사이버 폭력 예방’과 관련한 융합 학습을 했다. 국어시간엔 문제점과 예방법을 토의하고, 도덕시간엔 캠페인 활동을 고민하고, 또 음악시간엔 캠페인송을 제작했다. 지금까지의 칸막이식 학습과는 전혀 달랐다.
경기 광주시 하남중 1학년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다양한 토의를 거쳐 살기 좋은 동네를 위한 ‘모둠제안서’를 만들었다. 이 내용을 공문으로 전달받은 관련 주민센터 등은 학생들에게 검토 의견을 회신했다. 지역주민으로서 행정에 참여하는 프로젝트 수업이었다.
틀에 박힌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한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학교 현장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올해로 전면 시행 2년째를 맞는다. 자유학기제란 중간ㆍ기말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토론ㆍ실습 수업이나 직업 체험, 진학ㆍ진로 교육을 받는 제도. 학생들이 중학교 한 학기만이라도 시험 부담 없이 꿈과 끼를 펼치며 진로를 탐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정책이다. 2013년 42개 연구학교에서 시작한 이후, 희망 학교가 2014년 811개교, 2015년 2,551개교로 늘어나 2016년부터는 전국 중학교 3,213개교에서 전면 시행 중이다. 올해도 전국 3,208개 중학교에서 1학년생 45만여명이 자유학기를 체험한다.
올해는 특히 ‘중학교 1학년생에게 직업 기술 교육은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을 보완해 단순 기술 교육이 아닌, 다양한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1,667개 공공기관 및 대학ㆍ대기업에서 진로탐색 캠프(서울대 등 13개 대학), 미래 자동차학교(현대자동차), 해양 직업의 세계(해양수산부) 등 3,015개 직업ㆍ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원하는 학교는 해당 기관에 프로그램 참여 신청을 하면 된다. 또 지역간 체험 격차 해소를 위해 농어촌 지역 학교와 중소 도시에도 ‘찾아가는 진로체험 버스’가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학부모토크콘서트 등을 통해 현장의 이야기도 정책에 반영한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14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중을 방문해 독서 토론 동아리 활동을 참관하기도 했다. 교육부 공교육진흥과 윤상돈 연구사는 “앞으로도 양질의 직업ㆍ진로 체험처를 발굴하고, 자유학기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돼 일반 학기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교원 연수, 핵심리더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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