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보고서 “기업 회의문화 45점 낙제점”
평균 51분 중 잡담만 16분… “가급적 침묵” 39%
문제. 일주일에 평균 3.7회 열리지만, 이 중 절반 가량인 1.8회는 도대체 왜 하는 건지 의미를 알지 못한다. 한번 시작하면 걸리는 시간은 51분. 그러나 전체 시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6분 동안은 잡담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때우는 게 보통이다. ‘불필요’, ‘상명하달’, ‘강압’, ‘결론 없음’과 같은 연관어를 갖고 있다. 정답은 국내기업에서 열리는 회의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국내기업의 회의문화 실태와 개선해법’ 보고서에 나타난 직장인들의 회의 문화 ‘현주소’다. 대한상의가 직장인 1,000명(대기업 700명, 중견기업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의 회의 문화는 100점 만점에 45점으로 낙제 수준이었다. 효율성은 38점, 소통 수준은 44점, 성과점수는 51점에 불과했다.
‘과연 필요한 회의라서 하는 것인가’, ‘회의 때 상하소통은 잘 되는가’ 물었더니 ‘그렇다’는 대답은 각각 31.6%, 26.4%에 그쳤다. 회의 하면 떠오르는 단어로는 ‘자유로움’, ‘창의적’ 등 긍정적인 단어는 9.9%에 불과했고, ‘상명하달’, ‘강압적’, ‘불필요함’ 등 부정적인 단어가 91.9%를 차지했다.
회의 평균 참석자는 8.9명인데 불필요한 참석자는 2.8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인원 3명 중 1명은 필요 없다는 뜻이다. 상사가 발언을 독점(61.6%)하거나, 상사의 의견대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75.6%)도 문제였다.
때문에 회의 때 가급적 침묵한다는 ‘투명인간형’ 직장인이 39%나 됐다. 상사 의견에 가급적 동조한다는 ‘해바라기형’(17.1%), 별다른 고민 없이 타인 의견에 묻어가는 ‘무임승차형’(12.8%)이 뒤를 이었다. 명확한 결론 없이 끝나는 회의는 55.2%나 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비합리적인 회의 과정, 상사의 권위적 리더십, 직원의 수동적인 태도, 토론에 미숙한 문화 등을 극복해야 한다”며 “회의 문화 개선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