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건 용의자 현광성(44)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이 경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체포 영장을 청구하겠다고 압박했다.
25일 말레이 언론 ‘더스타’ 등에 따르면 압둘 사마흐 마트 말레이시아 셀랑고르 지방경찰청장은 이날 현지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광성이 경찰에 자진 출석할 적절한 기한을 넘기면 경찰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규정에 따라 먼저 현씨에게 출석통지서를 발송할 것”이라며 “그가 여기에 불응하면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아 다음 절차를 밟을 것”이라 설명했다. 말레이 경찰은 현씨 외에도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과 리지우 등이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총책으로 알려진 현씨는 현재 북한대사관에 은신해 있는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외교관의 면책 특권 때문에 말레이시아 경찰이 그의 신병을 확보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 현광성의 면책특권은 인정하더라도 김욱일은 면책특권이 없다면서 그가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처리할 것”이라고 23일 말하기도 했다.
경찰 수장의 이 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셀랑고르 지방경찰청장이 현광성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을 언급한 것은 수사에 비협조적인 북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쿠알라룸푸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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