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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에 무너진 백지선호, 일본에 분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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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에 무너진 백지선호, 일본에 분풀이

입력
2017.02.2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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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골리 맷 달튼(왼쪽)이 24일 일본 삿포로의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삿포로 아시안게임 일본전에서 골문을 지키고 있다. 하키포토 제공
대표팀 골리 맷 달튼(왼쪽)이 24일 일본 삿포로의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삿포로 아시안게임 일본전에서 골문을 지키고 있다. 하키포토 제공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국제 대회에서 일본을 넘는 데까지 걸린 기간은 34년이다. 1982년 일본과 처음 만나 0-25로 참패를 당한 이래로 1무19패에 그쳤다가 2016년 폴란드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 A 대회에서 3-0으로 첫 승리를 거뒀다.

여세를 몰아 이달 초 고양에서 열린 유로챌린지 대회에서도 똑 같은 점수로 제압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두 팀의 실력 차는 매우 컸지만 2012년 소치 동계올림픽 예선부터 한국은 일본과 대등하게 맞섰다. 그리고 이제 한국과 일본의 수준은 뒤바뀌었다.

백지선(50)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세계 랭킹 23위)은 24일 일본 삿포로의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톱 디비전 2차전에서 일본(21위)을 4-1(1-0 1-0 2-1)로 꺾고 카자흐스탄전 패배 후 첫 승을 따냈다. 이로써 최근 국제대회 한일전 3연승을 이어갔고, 역대 아시안게임에서는 8전9기 끝에 일본을 넘어 링크장에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했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사상 첫 은메달을 사실상 확보했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11년 아스티나-알마티 대회 때의 동메달이다. 대표팀은 26일 최약체 중국과 최종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이틀 전 카자흐스탄 2군에 뭇매를 맞고 자존심을 구겼지만 숙명의 한일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일본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주전 골리(골키퍼) 후쿠후지 유타카(35)를 비롯해 구지 슈헤이(30), 다나카 고(34), 우에노 히로키(31)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소집했다. 지역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홋카이도는 일본에서 아이스하키가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이라며 “남자 애들이라면 누구나 아이스하키를 한번쯤 배운다”고 말했고, 실제 이날 경기는 티켓이 모두 팔렸다.

하지만 이제 일본은 더 이상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일본 격파의 중심에는 ‘푸른 눈의 태극전사’가 섰다. 앞선 일본과 2경기에서 실점 없이 틀어 막았던 골리 맷 달튼(31)은 빈틈 없는 철벽 방어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또 마이클 스위프트(30)는 일본을 상대로 3경기 연속 골 사냥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1피리어드 9분33초 속공 상황에서 서영준(22)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2피리어드 9분49초에는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종료 1초를 남기고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가 추가 골을 넣었다. 3피리어드 12분4초에는 김원중(33)이 쐐기 골을 작렬했고, 1점을 내준 뒤에는 종료 1분5초 전 박우상(32)이 상대의 빈 골문에 퍽을 넣어 승부를 끝냈다.

백지선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의 집념이 대단했다”며 “금메달은 무산됐지만 우리는 다음 목표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한 과정으로 삼고 계속 나아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제골의 주인공 서영준은 “일본전은 확실히 다른 경기와 다르다”면서 “선수들이 더 독기를 품었고, 경기 전에도 4~5골은 넣자고 얘기했는데 원했던 대로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삿포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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