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증기로 찌지 않아 약효손실 없어
당도 높고 쓰지 않은 젤리형태, 어린이 외국인 입맛 맞춰
인삼재배 농민이 구워 만든 홍삼을 개발해 해외시장까지 진출해 화제다.
충남 당진에서 인삼 농사를 짓고 있는 김수겸(53)씨는 직접 재배한 인삼을 직화로 가공해 만든 홍삼 ‘한당진인삼’6,000달러 어치를 25일 중국으로 수출한다.
김씨가 만든 홍삼은 기존 홍삼과 제조과정이 달라 약효가 튀어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홍삼은 고온의 수증기로 찌어 건조를 하는 방식이어서 찜 과정에서 원료인 수삼의 상처부위에서 성분유출이 발생한다.
그러나 김씨는 수증기 공급 없이 수삼의 자체수분을 이용한 고온고압 열처리방식으로 제조해 약효성분이 유출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조과정에서 수분만 증발하기때문에 3브릭스 당도의 수삼이 20브릭스 젤리처럼 달고 부드러운 홍삼으로 바뀐다.
당도가 높아지면서 쓴맛이 줄고 씹기가 좋아져 딱딱하고 쓴맛인 기존 홍삼을 기피하는 어린이나 외국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휴대용 개별포장도 가능하고 유통기한이 길어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합하다.
그는 어린 시절 인삼농사를 짓던 부모님이 장작불에 구워 준 인삼이 쓴 맛이 적어 달게 먹었던 기억을 되살려 구운 홍삼을 개발했다. 충남대와 공동연구 끝에 2012년 제조과정 발명특허를 받고 2014년 농업회사법인‘진생바이오텍㈜’를 설립했다.
당진시의 도움으로 일본과 중국, 두바이 등 각국의 식품박람회를 찾아다니며 해외 시장을 개척한 끝에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결실을 맺었다. 올해에는 일본과 베트남, 두바이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김씨는 “구운 홍삼은 화학첨가물이 전혀 없으며 쓴 맛이 적고 당도가 높아 어린이나 청소년, 외국인도 쉽게 먹을 수 있다”며 “첫 수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속적인 시장 개척을 통해 우리나라 인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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