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언론ㆍ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장겸(56) MBC 보도본부장을 차기 사장으로 선임해 파장이 예상된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3일 서울 여의도 방문진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어 김 본부장과 권재홍 MBC 부사장, 문철호 부산MBC 사장 등 최종 후보자 3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뒤 김 본부장을 차기 사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2020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3년이다.
1987년 MBC 보도국에 입사한 김 신임 사장은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등을 지내며 각종 정치 이슈와 선거 관련 보도를 편파적으로 다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시 편집회의에서 실종자 가족을 향해 “깡패”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 신임 사장이 그간 노조로부터 MBC 보도 참사의 책임자로 지목돼 온 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MBC 안팎의 갈등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장 선임을 위한 방문진 이사회는 여야 이사진의 충돌로 1시간 가량 파행을 겪었다. 여당 이사진이 이사회 비공개를 주장해 양측의 설전이 벌어졌고, 야당 이사진이 이사회를 보이콧하며 퇴장했다. 결국 MBC 사장 선임은 여당 이사진 6명에 의해 이뤄졌다.
MBC 사장 선임을 둘러싼 갈등은 방문진 밖에서도 벌어졌다. 방문진 앞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언론단체와 보수단체가 동시에 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 회원 한 명은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가 내건 현수막을 찢으려다 경찰에 의해 제지 당하기도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장겸 사장을 MBC 구성원들의 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공영방송 MBC를 국민과 시청자들께 돌려드리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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