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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 뒷담화에 광주시의원들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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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 뒷담화에 광주시의원들 ‘냉가슴’

입력
2017.0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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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도 잘 모르면서 질문하니

대충 답변해라”무시 발언에 발끈

딱히 틀린 말도 아니라 속만 끓여

교육문화委 의원들 “두고 보자”

집행부 간부들 “오해” 진화 나서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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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참, 창피해서 말도 못 하겠고….”

요즘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소관 부서와 사업소의 직원들이 의원들에게 올해 주요 업무 계획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의원들의 자질과 전문성 부족을 꼬집는 듯한 뒷담화를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발끈하면서도 딱히 반박할 수도 없어서다.

23일 복수의 시의원들에 따르면 의원들 뒷담화 사건은 문화관광체육실의 교문위 업무보고가 열렸던 8일 벌어졌다. 문화관광체육실 고위 간부를 비롯한 사업소 직원들이 업무보고 중간 정회시간을 이용해 시의회 5층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의원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한 의원 보좌관이 들은 것이다. 당시 뒷담화를 한 직원들을 괘씸하게 생각한 이 보좌관은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의원들이 (업무를) 알지도 못하면서 질문을 하고, 답변과정에서 한 건 잡으려고 한다’, ‘여기서 대충 답변하고 이 자리만 넘어가면 별일 아니다’는 등의 얘기가 오갔다”고 소속 의원에게 보고했다. 이 보좌관은 이어 이런 내용을 같은 상임위 소속 의원 보좌관들에게도 알렸다.

이 소식을 접한 보좌관들은 울컥했다.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했다고 판단한 이들은 광주문화재단의 미디어아트 플랫폼 사업을 포함한 문체실 각 부서 및 사업소별 주요 사업 계획 등 60여건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표면적으론 소관 부서 업무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전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자료 검토를 통해 문제점을 잡아내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컸다.

의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15일 임시회가 끝나자 이튿날 긴급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것이다. 그러나 의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공무원들의 뒷담화가 불쾌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꼭 틀린 말도 아닌 터였다. 한 의원은 “어쨌든 공무원들 사이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은 우리 책임도 있어 대외적으로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결국 의원들이 회의에서 내린 결론은 “앞으로 상임위 활동을 더 열심히 하자”였다고 한다. 의회 본연의 기능인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더욱 충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의원들의 이런 다짐 속엔 “다음에 두고 보자”는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도 담겨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의원들이 집행부를 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죌 태세를 보이자 문체실 간부들이 의원들을 찾아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의회 경시 발언 논란을 둘러싼 의원들의 앙금은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의회 경시 발언을 한 것으로 지목된 한 간부는 “당시 사업부서의 한 직원이 ‘(의원이) 그렇게 질문하면 어떻게 하냐’며 곤혹스러워 하길래, ‘나도 답변하기 곤란합디다’라고 말하고는 바로 자리를 뜬 게 전부인데, 이후 얘기가 과장되게 알려져 당혹스럽다”며 “내가 담배를 피우러 가기 전에 직원들 사이에 무슨 얘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를 둘러싼 오해가 있다면 풀겠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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