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4명은 평일 두 끼 ‘혼밥’… “자유롭지만 외로워”
KB금융, 금융권 최초 ‘1인 가구 타깃’ 패키지 상품 내놔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9)씨는 보증금 2,000만원, 월세 40만원 원룸에 거주한다. 점심은 직장에서 동료들과 먹지만, 아침은 굶기 일쑤. 저녁은 주로 집 근처 식당이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결혼 생각이 없진 않지만, 혼자 사는 게 익숙해진 탓에 굳이 상대를 찾고 있지도 않다. 옆에서 챙겨줄 사람이 없으니 더 늦기 전에 건강 관련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좀 더 쾌적한 오피스텔로 옮기는 게 요즘 이씨의 가장 큰 관심사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경제생활(일명 ‘일코노미’ㆍ1+이코노미)에 대한 금융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KB금융그룹의 분석 결과, 국내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은 40대 이하가 차지했고 이들 10명 중 4명은 평일에도 하루 두 끼를 이른바 ‘혼밥’(혼자 식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은 이들을 타깃으로 한 일코노미 패키지 상품도 출시하기로 했다.
23일 KB금융경영연구소가 통계청 자료와 연소득 1,200만원 이상인 20~40대 1인 가구 1,500명을 조사해 발표한 ‘2017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의 52.8%는 ‘4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서울(21.4%), 경기(19.7%) 등 수도권에 주로 밀집돼 있고, 원룸(33.7%), 빌라ㆍ다세대ㆍ연립(27.4%) 등에 주로 산다.
1인 가구 중 평일 두 끼를 혼밥하는 비율은 41.5%, 주말엔 세 끼 모두 혼자 먹는 비중도 17.8%나 됐다. 이들은 혼자 사는 것의 장점으로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결정(84.4%)을 첫 손에 꼽았고 단점으로는 외로움 등 심리적 불안(46.2%)을 1순위로 들었다. 삶에 어려움은 있지만 10명 중 7명은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2015년 기준 1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약 1,800만원)은 2인(1,700만원), 3인(1,800만원) 가구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들은 안전자산을 선호해 예ㆍ적금 등 안전자산 비중(76.7%)이 높았고 보험 가운데는 실손보험(66.3%)을 가장 선호했다.
KB금융은 그룹 내에 1인 가구 연구센터를 신설하는 한편, 내달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금융 상품인 ‘KB 일코노미 상품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KB의 은행, 증권, 손해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계열사가 모두 참여해 1인 가구 고객에 최적화된 적금, 대출, 보험, 펀드 등을 망라할 계획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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