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지지율 발언 후 주춤
40대 13.9% 호남서 14.2%로
일각선 “이재명 전철 밟을 수도”
보수층 두터운 50ㆍ60대선 상승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른바 ‘선한 의지’ 발언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0%대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발언 이후 10%대로 주저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대연정 논란 당시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여권에서조차 견제구를 날리는 상황에서 안 지사가 뒷심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MBNㆍ매일경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20~22일 사흘 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은 19.2%로 지난 주에 비해 1.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안 지사 지지율은 17일까지만 해도 22.1%로 순풍을 타며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선의’ 발언 이후 21.1%(20일), 19.8%(21일), 18.6%(22일)로 하락했다.
세대별로는 40대,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지지율이 급락했다. 40대 지지율은 2월 셋째 주 17.4%이던 것이 13.9%로 3.5%포인트 감소했다. 20대도 사정이 비슷해 같은 기간 지지율이 17.3%에서 15.2%로 2.1%포인트 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16.1%→16.7%)는 조금 높아졌다. 반면 보수성향 유권자층이 두터운 50대(25.8%→25.6%)와 60대(24.1%→23.5%)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6.9%포인트(21.1%→14.2%), 대구ㆍ경북(TK)에서 5.6%포인트(21.3%→15.7%) 급락했다. 부산ㆍ울산ㆍ경남(PK)만 4.0%포인트(18.6%→22.6%)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안 지사가 지난해 말 탄핵 정국에서 지지율이 18%까지 치솟았다 ‘우산론’으로 역풍을 맞으며 반토막이 난 이재명 시장의 전철을 밝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야권 한 관계자는 “안 지사가 예를 잘못 든 것이라고 사과했지만, ‘박근혜 선의’ 발언을 받아들이는 호남의 민심은 생각보다 더 싸늘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의 지지율이 주춤한 데는 중도 보수 진영의 견제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은 최근 안 지사의 80년대 운동권 전력이나 2002년 대선 불법 정치자금 수수 문제까지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잔뜩 날을 세우고 있다. 자유한국당도 안 지사 때리기에 가세하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안 지사의 행동이 구태정치로 곪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독설을 쏟아부었다. 안 지사가 전날 “탄핵 기각 시 헌재 결정을 존중하기 어렵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보수 진영은 안 지사가 중도를 넘어 보수 지지층 일부까지 잠식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안 지사가 앞서 자유한국당을 포함하는 대연정 발언(2일)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합의 존중 발언 이후 야권 지지자의 반발 속에서도 중도층 등을 흡수하며 전체 지지율 상승세를 더한 바 있다. 안 지사 측 한 관계자는 “안 지사는 이번 대선을 새로운 나라를 향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며 “지역과 세대,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폭넓은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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