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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장성택 비자금이 암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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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장성택 비자금이 암살 이유”

입력
2017.02.2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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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 요구 회피하다 당해” 분석

한국 정치인 다음 타깃 우려도

지난 2009년 공식석상에 22년만에 얼굴을 드러낸 김현희.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범인인 그는 2009년 3월11일 부산 벡스코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씨 가족과 면담을 가졌다. 검은 정장을 입고 경찰특공대의 호위를 받으며 벡스코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09년 공식석상에 22년만에 얼굴을 드러낸 김현희.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범인인 그는 2009년 3월11일 부산 벡스코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씨 가족과 면담을 가졌다. 검은 정장을 입고 경찰특공대의 호위를 받으며 벡스코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범 김현희(55)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은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에게 받은 자금을 반환하라는 김정은의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는 23일 요미우리(讀賣)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2013년 처형된 장성택을 통해 조성된 김정남의 비자금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장성택이 처형된 이유를 알게 된 것 같다”며 “김정남이 장성택에게서 받은 자금 일부를 반환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해 살해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자금 통로를 끊으려는 김정은의 압박이 이어졌고 김정남이 이를 회피하면서 비극적 운명을 맞게 됐을 것이란 일각의 관측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현희는 북한이 수개월간 외국인 여성들을 교육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을 공작에 이용하는 경우 회유와 교육에 통상 수개월이 걸린다”면서 “공항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두 여성 용의자가 대상자(김정남)에게 가까이 가서도 망설이지 않고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들이 대상자의 인상착의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상자가 김정남이라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현희는 북한의 다른 공작사례와 달리 이번 사건에 많은 인원이 관여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경찰에 따르면 사건에 관여한 북한 사람은 8명으로, 북한의 정찰총국이 임무를 실행할 때 통상 3~6명으로 팀을 구성하는 것에 비해 많다”면서 “임무의 중요성 때문에 많은 인원이 투입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행 장소가 공항이었던 점에 대해 “현장에서 곧바로 떠날 수 있는 탈출로를 확보할 수 있는 이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희는 “(김일성의 피를 이어받은)백두혈통은 죽이지 않는다는 원칙이 깨졌다”며 “김정은의 통치를 저해하는 세력, 명령과 지시를 따르지 않는 불평 인물, 반기를 드는 탈북자들, 한국 주요 정치가 등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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