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함께 기념공연 참석
와병ㆍ실각설 일축 건재 과시
최고위층 헬기 평양 이륙 정황
김정남 피살 관련 방중 가능성
북한 2인자로 꼽히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3주만에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때 신변이상설까지 돌았던 최 부위원장이 건재를 과시함에 따라 자취를 감춘 기간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 부위원장은 22일 인민극장에서 열린 공훈국가합창단 창립 70돌 기념공연 참석 명단에 포함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해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기남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행사가 끝난 후 찍은 기념촬영에서 최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과 함께 맨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최 부위원장은 2일 보도된 김정은의 평양초등학원 시찰 수행에 참석한 후 3주간 자취를 감췄다. 그는 북한 지도부가 대부분 참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5돌 생일(광명성절ㆍ2월16일) 관련 기념행사인 중앙보고대회(15일)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16일), 연회(16일) 등에 3회 연속 불참했다.
이를 두고 와병설, 실각설, 방중설 등 각종 추측이 나돌았다. 최룡해는 2015년 척추질환, 당뇨 치료 등을 받은 적이 있어 와병설이 거론됐지만 기간이 길어지면서 숙청을 당하거나 갑자기 실각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가장 유력하게 제기된 것은 중국 방문설이다. 북중 관계의 상징적 인물인 최룡해가 김정남 피살 사건 및 중국의 대북 제재 등과 관련해 중국을 방문, 모종의 임무를 수행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리 정보당국이 북한 지역 상공을 레이더로 분석한 결과 최고위층만 이용할 수 있는 헬기가 16일 평양에서 이륙해 평안북도 의주 공항에 내린 정황이 포착돼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은밀하게 움직이기 위해 고려항공 직항편 대신 의주에서 단둥을 거쳐 육로로 이동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북한산 석탄수입 금지 등 여러 현안이 있기 때문에 중국과 조율하기 위해 방문했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방중 여부 등은 좀더 정보를 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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