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다스북스는 지난해 발간해 화제를 모았던 ‘박이문 인문학 전집’ 10권의 특별판을 다시 내놨다고 23일 밝혔다. 보급판인 특별판은 양장 10권 32만원이던 것을 문고판 크기 판형으로 내 10권 8만8,000원으로 가격을 확 낮췄다. 1권 가격이 8,800원 수준이다. “너무나 갖고 싶은데 가격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1930년생인 철학자 박이문은 중학생 때 이미 사상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문학과 철학에 매진했다. 이화여대 불문학 교수라는 안정된 직장도 버리고 결혼도 미룬 채 프랑스, 미국으로 유학해 문학ㆍ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내외 대학에서 가르치면서 꾸준히 저술활동을 벌여왔다. 일각에서는 시대와 대결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내비쳤지만, 되레 그 때문에 박이문은 제 갈 길만 꿋꿋이 걸어간 ‘출가자 같은 인문학자’의 대표격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금은 건강상 요양원에 있다.
지난해 ‘박이문 인문학 전집 10권’이 발간됐을 때, 환영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어려운 출판 상황 속에서 류종렬 미다스북스 대표의 ‘팬심’에만 의존한 무리한 기획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초판은 1년 만에 소진됐고, 이번엔 보급판을 내게 됐다. 미다스북스 관계자는 “젊은이들을 겨냥해 밝고 가볍게 만든 만큼, 새로운 세대들이 박이문의 사상에 대해 많이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