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침투했다 잡혀 전향한 김동식 국가안보전략硏 연구원
“김정은 지시 따라 정찰총국 소속 해외정보국 실행 가능성”
북한의 남파 공작원 출신인 김동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원은 22일 김정남 암살과 관련, “김정남 암살을 주도한 부서는 정찰총국 소속의 해외정보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김정남 암살 배경과 파장’이라는 보고서에서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 공작기관이 치밀하게 준비해 실행한 테러 공작으로 판단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은 1995년 충남 부여에 침투했다가 군경과 총격전 끝에 붙잡힌 뒤 전향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암살 사건을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정찰총국 해외정보국의 소행으로 보면서 “해외정보국은 그 전신인 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 시절부터 테러조를 만들어 운영해왔다”며 “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가 본격적으로 테러전문공작조를 만들어 운영한 시점은 1984년으로 김정일정치군사대학 졸업생들 가운데 격술을 잘하고 육체적 능력이 특별히 좋은 5~6명의 인원을 선발해 외국어교육과 함께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공작부서가 수행하는 모든 공작은 김정은의 명령이나 지시가 있어야 하고 최소한 허가가 있어야 한다”며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암살로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김정은이 이복형 암살을 지시한 이유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김정남과 그의 아들 김한솔이 김정은을 독재자라고 비난하고, 3대 세습에 대해서도 비판해 김정은의 비위를 강하게 건드린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남 암살이 김정일 생일을 앞둔 시점에 벌어진 데 대해서는 “북한 공작부서가 김정일 생일을 앞둔 시점에 의도적으로 어떤 구실을 붙여 김정남을 말레이시아로 유인했다면 그가 김정일 생일 전에 암살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김정남 암살이 "제3자를 시켜 대상을 제거하는 '청부살인' 방식에다 '장난'이라는 형식을 추가해 감행했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김정남 암살 사건은 돈도 많이 들이지 않고 테러범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상대를 죽게 하는 행동인 줄 모르고 테러에 가담했고 그 결과 암살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고전적인 청부살인과는 다르다. 이에 따라 김정남을 암살하는 데 사용한 방식을 '청부 장난살인'이라고 하는 것이며, 이 방식은 새로운 살인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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