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대표단이 유엔이 주재하는 스위스 제네바 평화협상 재개를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정부 대표와의 직접 협상을 원한다고 밝혔다.
최고협상위원회(HNC)의 살렘 알메슬레트 대변인은 이날 AFP통신에 “우리는 직접 협상을 요청한다. 별도의 방에서 협상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절약할 것이고 협상 내용이 진지하다는 증거도 될 것”고 밝혔다.
지난해 세 차례의 제네바 협상에서는 시리아 정부측과 반군이 같은 테이블에 앉은 적이 없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가 양측을 오가면서 중재했다. 미스투라 특사 역시 같은 날 HNC의 입장 발표에 앞서 양측의 직접 협상이 이뤄지기를 희망했다.
제네바 시리아 평화협상이 10개월만에 재개되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스투라 특사도 이날 “이번 회담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달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는 유엔이 아닌 러시아와 이란, 터키가 주재한 협상장이 열렸지만 역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측이 내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른 상황에서 협상을 지지할 국제사회의 동력도 부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군은 지난해 12월 알레포를 완전 점령하면서 승세를 탔다. 미국의 시리아 정책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조율한 반군 군사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가 중단됐다고 22일 보도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아사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집회가 내전으로 확산되면서 6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30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난민은 1,100만명에 이른다. 정부측과 반군은 휴전 합의와 무력 충돌로 인한 합의 붕괴를 반복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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