젋은이들이 결혼을 ‘기회비용’으로 여기고 있어 소득이 높을수록 결혼을 하지 않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고소득·고학력 여성일수록 미혼으로 남을 확률이 높았고, 남성은 저학력·고소득일수록 미혼일 가능성이 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2일 발표한 '결혼시장 측면에서 살펴본 연령계층별 결혼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는 2000∼2002년 당시 만24∼28세였던 미혼 남녀 734명을 2015년까지 추적해 결혼 결정 과정에서 소득과 직업적 안정성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계량분석 결과, 소득은 결혼 확률에서 음(-)의 변수였다. 소득이 높을수록 결혼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원종욱 보사연 선임연구위원은 "결혼시장 관점에서 '선택적 결혼'을 하지 못할 경우 결혼은 비용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제학에서 선택적 결혼이란 재무적, 감정적 능력이 비슷한 남녀가 결혼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직업적 안정성이 결혼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연령계층은 26세 이하였다. 이 계층에서는 자기 직업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면 결혼할 확률이 높았다.
보고서는 30대 중반을 넘어서도 결혼을 하지 않은 집단이 어떤 경제·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인지도 확인했다.
분석 대상자 734명 가운데 2015년 현재 기혼자는 560명, 미혼자는 174명이었다.
미혼자 교육수준은 여성이 9점 만점에 6.29로 남자 5.72보다 높았다. 여성 집단에서는 미혼자 학력이 기혼자보다 좋았고, 남성 집단에서는 기혼자가 더 좋았다.
여성 내에서는 고학력이, 남성 내에서는 저학력이 미혼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소득도 남녀 모두 미혼자가 기혼자보다 많았다.
원 연구위원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개인들은 자신의 가치를 시장에서 높이기 위해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인적자본 투자 기간이 과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은 출산율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며 "배우자를 찾는 기간을 줄이고 결혼시장에서 이탈하는 계층의 비중을 줄이는 차원의 저출산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2016년 출생아 수가 1년 전보다 3만2,000명 감소하고, 합계출산율이 1.17명으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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