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코스닥본부 업무계획’… 유망 적자기업 상장 ‘테슬라 요건’ 등 2→5가지로 확대
“올 코스닥 IPO 규모 3조원 이상, 사상 최대 될 것”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으면 기업공개(IPO)의 문턱을 낮춰주는 일명 ‘테슬라 요건’ 등을 비롯해 올해 코스닥 시장의 상장 루트가 크게 다양해 진다. 한국거래소는 이처럼 상장 문호를 넓혀 올해 코스닥 시장 공모규모가 사상 최대인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소는 22일 발표한 ‘2017년 코스닥본부 업무 추진방향’에서 그간 이익을 내는 기업(일반상장)과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기술평가 특례상장)에게만 열려 있던 상장 방식을 올해부터 5가지로 늘린다고 밝혔다. 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정책을 그간의 ‘진입 심사’에서 ‘적극 유치’로 바꾸겠다는 의미다.
우선 거래소는 이익을 내지 못한 적자기업이라도 영업기반이 확실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 테슬라 요건을 적용해 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나스닥 상장 후 사업화에 성공한 데 착안한 것이다. 예상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 등 일정 조건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전년 매출액, 자기자본 등을 평가해 심사한다. 그간의 기술평가 특례상장 제도는 기업의 기술력만 평가했기 때문에 중소 바이오ㆍ헬스케어 업체만 주로 혜택을 봤지만 테슬라 요건 도입으로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상장에 도전할 걸로 보인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유망기업을 직접 발굴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수도 있다. 다만 추천인의 책임 강화를 위해 주관사는 개인투자자에게 풋백옵션(주가가 일정액을 밑돌면 되팔 수 있는 권리)을 부여해야 한다. 기존 기술 특례상장의 문을 기존 기술특화기업에서 사업모델의 성장성이 큰 기업에도 열었다. 기술성 외에 사업성 항목을 추가해 시장매력도ㆍ사업경쟁력ㆍ개발역량 등을 함께 보겠다는 얘기다.
한편 거래소는 올해 코스닥 상장 수요를 조사한 결과, 공모규모가 3조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ㆍ제일홀딩스ㆍ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을 비롯해 162개 기업이 상장을 계획 중이다. 작년에는 82개사, 2조2,000억원 규모의 신규 상장이 이뤄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산업특성 분석 등을 거쳐 많은 성장형 기업의 증시 진입이 가능하도록 상장문호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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