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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일당이 판매한 웅담… 알고보니 돼지쓸개

입력
2017.02.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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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쓸개로 밝혀진 북한산 가짜웅담 '조선곰열'.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
돼지쓸개로 밝혀진 북한산 가짜웅담 '조선곰열'.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

북한산 ‘가짜 웅담’을 중국에서 밀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한 중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알고 보니 돼지쓸개였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가짜 북한산 웅담을 국내로 몰래 들여와 판매한 혐의(약사법·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중국인 이모(32ㆍ여)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2013년 10월 북한 나진에서 1g씩 젤 형태로 가공 포장된 북한산 웅담 ‘조선곰열’ 600개를 개당 8위안(약 1,130원)에 구입해 중국으로 밀반입했다. 현지 중개업자들에게 500개를 팔아 치운 이씨는 지난해 8월 나머지 100개를 가방에 숨겨 국내로 들어왔다.

이씨는 지인 홍모(26ㆍ여)씨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에 북한산 웅담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북한산 웅담이 피로회복ㆍ해독작용ㆍ기침 및 통증 방지ㆍ시력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북한 입국 당시 도장이 찍힌 여권 사진을 같이 올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씨 일당은 지난해 9, 10월, 경기 화성시 거주지 주변에서 임모(48)씨와 류모(36)씨에게 조선곰열 10개, 40개씩을 개당 5,000원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국제적으로 거래가 규제된 북한산 웅담이 유통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 이씨 일당과 구매자 2명을 검거했다.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96개 제품도 압수했다.

경찰은 압수 제품을 분석한 결과, 웅담 고유성분인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돼지쓸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나도 진짜 웅담인 줄 알고 속아 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웅담을 수입해 판매하는 행위는 물론 진품 웅담이라도 정식 허가 없이 판매ㆍ구매하는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북한산 웅담 수천 개를 밀반입하려 한 정황도 확인,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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