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리 추르킨(64)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2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추르킨 대사는 이날 오전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에서 통증을 호소해 구급차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다. 지인들은 오랜 기간에 유엔 대사로 일한 추르킨 대사가 과로와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됐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추르킨 대사는 1974년 외교부 근무를 시작으로 1992년부터 2년 간 외무차관을 지냈고 벨기에ㆍ캐나다 대사 등을 거쳐 2006년 4월부터 유엔 대사로 일해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 대사 중 추르킨 대사는 가장 재임 기간이 길다.
안보리에서 그는 화려한 언변으로 러시아의 국익을 방어하고, 이로 인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적지 않게 충돌해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유엔 주재 미국대사였던 서맨사 파워가 시리아 사태에 개입한 러시아를 비난하자, 추르킨 대사가 “마치 테레사 수녀인 양 발언한다”며 “당신 나라가 중동에 남긴 족적을 기억해보라”고 공격한 일화는 유명하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추르킨 대사가 갑자기 숨진 것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탁월한 외교관이 순직했다”고 발표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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