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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도슨

입력
2017.02.2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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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2.22

사이버 불링에 시달리던 호주의 세계적 모델 샬럿 도슨이 3년 전 오늘 자살했다. en.wikipedia
사이버 불링에 시달리던 호주의 세계적 모델 샬럿 도슨이 3년 전 오늘 자살했다. en.wikipedia

호주의 톱 모델 샬럿 도슨(Charlotte Dawson, 1966~2014)이 3년 전 2월 22일 시드니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매물로 내놓은 집을 살펴보려고 들른 부동산업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 타살 흔적이 없고 도슨이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점 등을 근거로 자살로 사건을 종결했다. 그의 사망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었지만, ‘사이버 불링(Cyber-Bulling)’이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님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태어나 입양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16세에 고교를 중퇴하고 유럽으로 진출해 모델로 데뷔했다. 그는 포드 자동차 모델 등으로 유럽과 호주 미국 뉴욕 등지에서 활동하며 단숨에 세계적 명성을 쌓았다. 호주 여성지 Woman’s Day’의 뷰티ㆍ패션 편집자, 잡지‘New Idea’의 편집장으로도 일했고, Fox8 방송의 모델 선발 프로그램 ‘Australia’s Next Top Model’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모델을 넘어 패션 전반의 아이콘으로 큰 영예와 인기를 누렸다.

1999년 호주 올림픽 수영 국가대표였던 스코트 밀러(Scott Miller)와 1년 남짓 결혼생활을 했고, 그 시기 낙태를 경험하면서 우울증을 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설적인 어투 때문에 트위터 등 SNS에서 험한 비난의 표적이 된 것도 우울증을 심화시키는 원인이었다. 그는 사이버 폭력 예방 및 근절운동 단체 ‘Community Brave’의 캠페이너였지만, 자분자분 상대를 설득하기보다는 소매를 걷어 부치고 맞서는 전사에 가까웠다. 그는 안티 팬들과의 SNS 상의 대립에 좀체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2012년 8월 말 그런 대거리 도중 기절해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고,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었다. 2013년에는 호주 내셔널 럭비리그(NRL)의 ‘안티 불링(Anti-Bullying) 명예대사를 맡기도 했다. 자살 직전 트위터에 그는 “이걸로 이 비참이 끝나기를 바란다. 당신들이 이겼다(Hope this ends the misery…, You win X)”는 글을 썼다. 그의 죽음 직후 시민단체와 지인들을 중심으로 사이버 폭력 대처 법안인 ‘샬럿 법안’ 청원운동이 시작됐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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