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3년 내전에 550만명 굶어죽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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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3년 내전에 550만명 굶어죽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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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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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엔 인구 절반이 식량부족

전쟁범죄에 가뭄ㆍ살인적 인플레

정부가 반군지역 구호식량 차단도

예멘ㆍ나이지리아 등도 위기

16일 남수단 유니티주에서 유니세프 이동식 보건소를 찾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식량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제공

남수단 일부 지역이 ‘기근’상태에 들어갔다고 남수단 정부와 유엔이 선포했다. 전세계적으로 6년 만의 기근 상태 선언이다. 오랜 내전과 경제 붕괴의 영향으로 최소 10만명이 굶주리고 있으며 100만명 이상이 기근 상태에 돌입하기 직전이다.

유엔에 따르면 남수단 북부 유니티주의 중ㆍ남부 2개 지역이 ‘기근’상태에 돌입했다. 이는 2011년 소말리아 이후 전세계적으로 처음 이뤄진 기근 선포다. 유엔은 특정 지역 전체 가구의 최소 20%가 식량을 구할 수 없고, 영양실조가 전체인구의 30%에 이르며, 하루에 인구 1만명당 2명 이상이 사망할 경우 ‘기근’을 선포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에 따르면 이 두 지역은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상 최악의 단계인 재앙(Catastrophe) 상태로, 최소 10만명이 말 그대로 ‘당장 먹을 것이 없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이라고 사정이 낫지 않다. 흉작기 초기라 할 수 있는 2017년 2월부터 4월 사이 약 490만명이 극심한 식량부족을 겪게 되고, 5월이 되면 전체 남수단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550만명이 식량부족 상태에 놓인다.

상황이 급격히 나빠진 원인으로는 내전과 경제위기가 지목된다. 조이스 루마 WFP 남수단지부 대표는 “이 위기는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라고 단언했다. 특히 3년간 진행된 내전이 농촌 지역을 강타해 식량 생산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상대적으로 전쟁의 여파를 덜 받았던 남부 에쿼토리아주마저 인종학살 수준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 주바가 인접한 중앙에쿼토리아주는 주요 곡창지대다. 정부군과 반군은 2015년 8월 일시 휴전을 맺었으나, 딩카족을 대표하는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 대통령과 누에르족을 대표하는 릭 마차르 부통령의 세력 다툼으로 지난해 7월 내분이 재점화했다. 그 해 12월 유엔인권위원회(UNHCR) 성명에 따르면 주민을 집단적으로 굶주림에 몰아넣거나 마을을 소각하고 성폭행하는 등 전쟁범죄가 잇달았다.

오랜 가뭄과 경제 붕괴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2년간 가뭄이 계속돼 저장된 식량이 바닥났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연간 최대 800%까지 급등하면서 저소득층 가구는 식량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정부가 식량보급을 방해하고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 관리에 따르면 남수단 정부는 반군 점령지역을 고립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부 지역의 구호식량 보급을 차단했다.

유엔의 기근선언은 유엔 회원국에 즉각 의무를 부과하진 않지만 인도주의적인 관심을 요청한다. WFP는 410만명을 대상으로 구호식량과 현금, 영양보조를 지원할 계획을 발표했고 유니세프도 올해 어린이 20만7,000명을 대상으로 영양 지원 서비스를 실시한다. 유엔은 남수단 외에도 예멘,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북동부 등 내전 상태에 놓인 지역들이 기근 위기에 몰려 있다고 발표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지난달 24일 남수단 수도 주바의 유니세프 지원 병원에 어린이가 누워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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