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이후 56일 동안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문형표(61ㆍ구속기소)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1일 끝내 사의를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문 이사장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국민연금 임직원들에게 ‘사퇴의 변’을 보내 “계속 이사장 직을 유지하는 것이 공단 임직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뿐인 바,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 짐을 덜어드리는 게 마땅한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문 이사장이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사직서를 접수하는 대로 수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문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 재임 시절인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2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긴급 체포돼 같은 달 31일 구속됐고, 지난 1월16일 구속 기소됐다. 그는 ‘이사장 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정부 안팎의 관측과 달리 사의 표명을 거부했다.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최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주무부처로서 무책임하다”는 뭇매를 맞고 22일 문 이사장을 특별 면회해 사의를 묻기로 했지만 문 이사장이 전날인 21일 스스로 물러났다.
그는 혐의와 관련해선 “복지부 장관 재직 당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나 해당 기업(삼성)으로부터 어떤 지시나 요청을 받은 바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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