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머니 사기 외국인 2명 구속
“카다피 비자금 100억 들여오겠다”
60대 남성 현혹… 1억 뜯어내
검은 종이에 약품 처리를 하면 미화 100달러 지폐로 변한다고 속여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블랙머니’ 사기행각을 벌인 외국인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의왕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카메룬 국적의 A(42)씨와 라이베리아인 B(42)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이태원 모텔 등지에서 C(60)씨를 상대로 블랙머니 사기를 벌여 1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무역업을 하는 C씨에게 ‘리비아 전 대통령인 카다피(사망)의 비자금 100억 원을 보관하고 있다. 검색에 걸리지 않게 검은색으로 칠하고 들여와 100달러짜리 지폐로 만들어주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를 만나서는 교묘한 눈속임을 했다. 검은 칠을 한 종이 2장을 성분 미상의 약품을 탄 물컵에 넣고 흔들며 지폐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척하다 피해자가 한눈을 파는 사이 바지 뒷주머니에 감추고는 상의 왼쪽 소매에 미리 넣어뒀던 100달러짜리 진폐(眞幣) 2장을 꺼내 보여주는 수법을 쓴 것이다.
이들에게 속은 C씨는 국내 체류비와 약품 구입비 명목 등으로 수 차례에 걸쳐 돈을 건넸다. 하지만 A씨 등이 검은 종이만 주고 지속된 요구에도 약품 등을 건네지 않자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A씨와 B씨 외에도 사건의 공범이 최소 5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머니, 화이트머니 사기가 성행하고 있는 만큼 세탁비 투자를 유혹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으면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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