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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독재자처럼 언론 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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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독재자처럼 언론 적대”

입력
2017.02.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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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등 공화당 내부서도 비판

“언론 보도 자율적으로 놔둬야”

칼 번스타인은 CNN 인터뷰서

“닉슨도 반감 컸지만 더 심각해”

백악관 “대통령의 진심” 맞대응

친 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러스 앵커가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의 미국의 적’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폭스뉴스
친 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러스 앵커가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의 미국의 적’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폭스뉴스

비판 언론을 ‘미국 시민의 적(敵)’이라고 공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해당 언론이 일제히 공격에 나서자, 백악관은 사태 진정을 위한 해명대신 ‘대통령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공화당과 트럼프 정부의 일부 중립성향 장관까지 언론을 적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등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미국인의 적’으로 지목된 주요 언론은 이날 칼럼과 전문가를 인용해 최고 통수권자의 비뚤어진 언론관을 공격했다.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일했던 존 포데스타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트럼프가 독재자의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던 칼 번스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닉슨도 언론에 반감이 컸지만, 트럼프의 비뚤어진 언론 인식은 그 심각성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믿을 만한 매체로 지목한 폭스뉴스의 메인 뉴스진행자도 비판 대열에 합세했다. 크리스 월러스는 이날 “언론이 대통령을 비판하고, 대통령이 언론을 공격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언론을 적으로 규정한 것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판 언론을 ‘미국시민의 적’으로 지칭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게시물.
비판 언론을 ‘미국시민의 적’으로 지칭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게시물.

정치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존 매케인(공화ㆍ애리조나) 상원의원은 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를 “독재자들이 (독재를) 시작하는 방법”이라고 공격했다. 또 “역사적으로 봤을 때 독재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언론의 활동을 막아버리는 일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를 하려 한다는 말이 아니라, 과거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주자로 나섰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언론 보도는 각 언론에서 자율적으로 하도록 놔둬야 한다”며 “언론 역시 미국의 일부이며, 모든 일에 균형이 이뤄지도록 하는 사회적 기구 중 하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지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언론을 ‘적’이라고 지칭한 대통령과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언론을 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언론과 대립할 때가 있지만, 언론 역시 우리가 상대해야 할 사회의 구성원”이라고 말했다.

레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비판 발언을 옹호하고 있다.
레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비판 발언을 옹호하고 있다.

이런 비판 공세에 백악관측은 정면 대응으로 맞섰다. 레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CBS에 출연, “‘언론은 적’이라는 발언에는 대통령의 진심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프리버스 실장은 뉴욕타임스, CNN 등은 익명 제보자를 내세워 트럼프 정권에 흠집을 내는 오보를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비밀접촉설(뉴욕타임스ㆍCNN) ▦미 정보기관의 대통령 보고 기피(월스트리트저널) 등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에서의 ‘스웨덴 테러’발언이 문제가 되자, ‘폭스 뉴스’탓으로 돌려 빈축을 샀다. ‘독일에 이어 스웨덴에서도 테러가 터져 문제’라고 발언했으나, 스웨덴에서는 최근 몇 년간 테러가 발생한 적이 없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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