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G20 회담서 신경전
나가미네 대사 귀임 합의도 실패
한일 양국 외교장관이 17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소녀상 설치 문제 등 현안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본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부산 소녀상 설치 뒤 첫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열었다. 이날 회담에서 일측은 한국 정부가 부산 소녀상 철거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반면 윤 장관은 소녀상 설치 문제는 민간 차원의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해오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윤 장관은 한일 간 위안부 합의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측의 언행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는 한편 독도를 일본 영토로 가르치도록 의무화한 초ㆍ중학교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발표한 데 대한 유감의 뜻도 전달했다.
지난달 9일 부산 소녀상 설치에 대한 반발로 본국 소환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의 귀임 시점에 대한 물밑 합의에도 실패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나가미네 대사 귀임 문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며 “다만 관계가 어려울수록 소통을 통해 관계 정상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핵 고도화를 막기 위한 대북 공조 필요성에 대해선 한 목소리를 냈다. 과거사 문제에서의 양국 간 갈등이 한일 간 대북 공조 영역까지 확장되지 않도록 하자는 최소한의 공감대만 확인한 것이다.
윤 장관은 전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첫 번째 한미ㆍ한미일 외교장관회담도 연달아 갖고 대북압박 강화 조치를 논의했다. 미일 장관들은 특히 북한 김정남 피살 사건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이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도 만나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주문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집권 후 첫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틸러슨 장관이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중국이 모든 가능 수단을 사용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본=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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