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충청ㆍ50대ㆍ중도 기반으로
지난주보다 3%P 오른 최고치
文도 4%P 올라 1위 수성
“安, 당 외부 지지 포함 거품”
“文,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러”
안희정 충남지사가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이 시작도 전에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갤럽의 17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지사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오른 22%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처음으로 20%선을 돌파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주 대비 4%포인트 오른 33%로 1위를 수성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세론’이 ‘문재인 대 안희정’의 양강구도로 재편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14~16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간 여론조사 결과(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동반 상승하며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각각 9%를 기록했다. 지난주 대비 황 권한대행은 2%포인트 하락한 반면, 안 전 대표는 2%포인트 상승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5%,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3%,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1% 순이었다.
‘안희정 바람’은 충청을 지역 기반으로, 50대ㆍ중도층을 흡수한 결과로 보인다. 충청에서 안 지사는 34%의 지지율로, 24%에 그친 문 전 대표를 10%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지난 주 문 전 대표는 30%로, 안 지사(27%)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으나 1주일 만에 추세가 역전됐다. 안 지사와 같은 충청 출신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충청 민심이 안 지사로 쏠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대선의 스윙보터로 꼽히는 50대와 중도층의 추이도 심상치 않다. 50대에서 안 지사는 29%로, 문 전 대표(24%)를 앞섰다. 그러나 2주 전만 해도 문 전 대표는 50대에서 21%를 기록, 안 지사(12%)를 더블스코어 가까이 앞섰다. 중도층에선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각각 27%, 26%로 호각지세였다. 2주 전까지 문 전 대표가 36%, 안 지사가 5%였던 기록을 감안하면 중도층ㆍ50대의 안 지사에 대한 지지가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셈이다. 안 지사는 보수층에서도 23%의 지지율로, 여권 주자로 거론되는 황 권한대행(25%)에 이어 2위였다.
야권 대선주자로서 반드시 선점해야 할 호남에선 문 전 대표의 우세가 이어졌다. 문 전 대표는 32%, 안 지사는 21%였다. 지난주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집토끼에 해당하는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문 전 대표가 61%를 기록, 24%에 그친 안 지사를 압도했다. 당내에선 이를 근거로 “안 지사의 지지율에는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를 다수 포함하고 있어 일부 거품이 끼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지사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지율 최고치 경신에 대해 “몇 달 동안 낮은 지지율이 미동도 하지 않았을 때나 지금이나 제 마음은 같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도전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는 여전히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안 지사는 매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대세론은 이미 허물어졌다”고 반색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측 임종석 비서실장은 “전체적으로 동반 상승했고, 민주당 지지층 내에선 문 전 대표에 대한 쏠림 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안 지사에 대한 지지가 당 외곽의 지지를 포함하고 있어 언제까지 (지지율 상승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상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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