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서 야당 단독처리 여파
3당 협상에도 보이콧 해제 거부
정보ㆍ국방위는 일정대로 진행
자유한국당의 ‘작심 보이콧(의사일정 거부)’으로 2월 임시국회가 시작부터 뻐걱 대고 있다. 한국당은 야권 단독으로 MBC 노조탄압 청문회 개최 등을 처리한 것을 문제 삼아 보이콧을 선언했으나 94석의 ‘미니 여당’ 신세여서 ‘한 번 밀리면 끝’이라는 기싸움 성격이 강하다.
김선동 한국당, 김관영 국민의당, 정양석 바른정당 등 3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은 17일 오전 만나 보이콧 해제 여부와 관련해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 없이 끝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방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
협상에서 한국당은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MBC 노조탄압, 이랜드파크 부당노동행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산재 등 3건의 청문회 개최를 단독 처리한 데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원상복구라는 기존의 요구를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원내 관계자는 “사과는 이미 한 것으로 받아들였으나 나머지 2개 사안에는 야권이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ㆍ탄핵소추위원 연석회의에서 “지난번 환노위에서 있었던 일은 여야 간 원만한 합의를 해서 진행했으면 하는 아쉬움 있다”며 “이 점에 유감이고 제가 대신 사과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사과 외에 재발방지 약속과 원상복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 핵심 당직자는 “재발방지 약속과 원상복구가 전제되지 않으면 여소야대 국회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또다시 되풀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 밀리면 특검법 연장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보이콧을 선언한 14일 밤 김정남 피살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안보와 관련한 정보위ㆍ국방위는 보이콧에서 제외했다. 개헌특위 등도 일정대로 진행 중이다. ‘입맛대로 보이콧’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선동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우 원내대표가 사과 한다면 원인에 대한 교정도 있어야 한다”며 “주말까지 야당들과 추가로 협상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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