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귀여운 슬로우로리스 원숭이, 사막여우…
이 동물들은 대부분 불법 밀수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동 중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반입 과정에서 많은 수가 죽고, 무사히 도착하더라도 그들에게 주어진 삶은 야생성을 잃은 채 애완동물의 길 뿐이다.
밀수된 동물 중 일부는 이동식 동물원의 전시동물로 살아간다. 체계적인 관리는커녕 방치되면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돌며 체험교육용으로 사용된다.
구조된다 해도 이들을 관리할 국립생태원과 서울대공원 등의 보호시설의 수용 능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고, 수용된 동물을 관리할 인력 역시 부족한 상태다.
지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밀수 과정에서 적발된 멸종위기 동물은 3,400여 마리다.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병원 부장은 “멸종위기 동물 한 마리가 밀수될 때 서식지와 수입 과정에서 희생되는 동물 수는 훨씬 더 많다”고 전했다.
모리셔스섬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1681년 공식적으로 멸종이 선언된 도도새부터 동해연안에 살던 바다사자 독도 강치, 남아프리카 초원지대에 무리 지어 살던 얼룩말의 일종인 콰가, 햇빛이 비치면 털이 푸르게 보였다는 파란 영양까지… 모두 인간에 의해 멸종된 동물들이다. 지금 우리가 밀수와 불법 사육을 막지 못한다면 다시 볼 수 없을 동물들은 더 늘어날 것이다.
김광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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