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엔터테인먼트 투자 대부’로 통하는 원영식(56) W홀딩컴퍼니 회장이 홈캐스트 주가 조작으로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의 눈을 피해 잠적한 지 20일 만이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은 지난달 26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잠적했던 원 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통보했고, 14일 오전 9시쯤 자진 출두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청사에 나온 원씨를 곧바로 체포하고 12시간 가량 조사를 한 뒤 돌려보냈다. 검찰은 원씨를 상대로 주가 조작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으며, 원씨는 이에 혐의 전반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원씨가 2014년 홈캐스트 주식을 확보한 뒤 주가를 조작해 수십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원씨와 공모해, 주가 조작 전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홈캐스트 대표 신모(47)씨와 전략기획본부장 김모(44)씨를 구속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주가 조작 과정의 실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김모씨의 신병도 추적하고 있다. 김씨는 2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채 잠적한 상태다. 검찰은 김씨가 주가조작에 핵심 역할을 한 이상, 원씨 등의 혐의를 입증할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원씨는 그 동안 YG PLUS, 아이오케이, 초록뱀, 웰메이드예당 등 투자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마다 ‘대박’을 치며 ‘엔터테인먼트계 미다스의 손’이라 불렸다. 원씨는 인수ㆍ합병(M&A)을 하는 상장사에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투자해 이익을 남긴 후 지분을 팔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차익을 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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