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바다모래 채취 문제를 놓고 건설업계와 어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대형선망수협 소속 어선 100여척은 15일 오전 7시 30분쯤 부산 남항 일대에서 제주해역으로 조업에 나서며 바다모래 채취 중단을 촉구하는 해상시위를 벌였다. 선상엔 ‘수산자원 씨 말리는 바다모래 채취 결사반대’, ‘국토교통부의 환경파괴, 바다모래 채취 전면 중단하라’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 어선은 연근해어선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선박으로, 국내 고등어 어획량의 90%가량을 잡고 있다. 생선이 잘 안 잡히는 음력 보름 전후의 ‘월명기’(음력 14일부터 19일) 휴식을 보낸 이들 어선은 이날 주 조업장인 제주도 연안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대형선망수협 관계자는 “2008년 당시 남해 EEZ에서 채취한 바다모래는 국책사업에 공급됐지만 지금은 대부분 민수용”이라며 “10년이나 대체부지에 대한 고민 없이 계속된 모래 채취로 어족자원만 고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해 EEZ 바다모래 채취 허가기간은 조건부 기간 연장을 거쳐 지난달 15일 만료됐다. 어민들은 허가기간이 다시 연장되면 대규모 해상시위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남해EEZ 모래 채취 통영ㆍ거제ㆍ남해대책위’는 오는 20일 경남 통영시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바다모래 채취 반대 입장을 재천명하고, 22일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및 관련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정책토론회에서 대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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