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요. 사무실 임대료도 못 낼 판이예요.”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G부동산의 중개업자 최모씨는 최근 주택 거래 상황을 묻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최씨는 올 들어 3건의 전세와 월세 거래만 중개했을 뿐 매매는 아직 단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는 “주택 매매 문의는 거의 없고 간혹 있어도 실구매자가 아니라 시장 상황을 알아보는 정도”라며 “겨울부터 거래가 급격히 줄어 손에 쥐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주택 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8,539건으로, 전달보다 33.9%나 급감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도 6.1% 줄었다. 11·3 대책의 영향으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대출 규제와 계절적인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거래량이 줄었다는 게 국토부의 분석이다.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10만9,000건에서 11월 10만3,000건, 12월 8만9,000건으로 계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월 주택 거래량 중 수도권 거래량은 2만6,042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12.3% 줄어 지방(3만2,497건ㆍ0.5% 감소)보다 더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의 1월 주택 거래량은 9,219건으로, 전달에 비해 44.9%나 줄었다. 작년 1월보다는 10.8%가 감소한 규모다. 강남 3구도 거래량이 1,238건에 불과, 전년 동기 대비 16.8% 줄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 거래가 3만8,0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줄었고 연립ㆍ다세대(1만1,120건)는 10.4%, 단독ㆍ다가구(9,333건)는 9.0% 감소했다.
전월세 거래도 활발하지 못했다. 1월 전월세 거래량은 10만9,034건으로, 전달에 비해 8.1% 감소했다. 1월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6.6%로, 전달(44.4%)보다 다소 높아졌다.
김이탁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원래 1월은 계절적 비수기이고 올해는 설 연휴가 끼어 있어서 거래량이 크게 줄 수 밖에 없었다”며 “1월 거래량이 전달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5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14.1% 많아 비관적으로 볼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거래는 심리적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며 “금리인상이나 정치적 혼란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부동산 거래는 늘지 않고 계속 둔화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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