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고공행진했던 원ㆍ달러 환율이 14일 달러당 14원 넘게 급락(원화 강세)하며 당선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위안화, 엔화 등 아시아 주요 통화 가치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6원 내린 1,137.4원에 마감돼 작년 11월8일(종가 기준 1,135원) 이후 3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시아 주요 국가 통화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달러가 약세로 전환된 탓이 컸다. 이날 발표된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2.5%)이 2014년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데다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절상해 고시한 것도 달러화 약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엔화 환율도 장중 달러당 113엔 후반대에서 113.31엔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대감에 따른 달러 강세 효과가 줄어들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러시아에 미국의 대러 제재 관련 내용을 누설한 혐의로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처음으로 낙마한 점도 달러 약세에 영향을 줬다. 오후 들어 이날 밤 예정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설을 앞두고 차익실현을 노린 달러 매도가 늘어나면서 달러 가치 하락폭을 키웠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연말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으로 급등했던 환율이 최근 안정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라면서도 “향후 트럼프의 세제개편안, 옐런 의장 발언 등에 따라 변동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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