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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위태 백악관 참모들

입력
2017.02.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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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 러시아와 연계 의혹에 곤욕

프리버스 “홍보 문외한” 비판에

스파이서는 트럼프 심중 모르고

고압적 태도로 언론과 마찰까지

왼쪽부터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왼쪽부터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비서실장, 대변인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궁지에 몰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3주 만에 또 다른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굵직한 현안들이 잇따라 발발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이른바 ‘이너 서클’이 내부로부터 균형을 잃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연계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설이 곳곳에서 대두되고 있다. 플린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트럼프 정부 출범 직전까지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문자, 전화 통화 등을 통해 꾸준히 접촉했으며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가 단행한 대(對)러시아 제재조치에 대해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질설은 트럼프와 측근들이 플린을 공개적으로 방어하지 않으면서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정책고문은 이날 NBC방송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트럼프가 플린을 신뢰하느냐”고 묻자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ABC방송에는 백악관의 분위기에 대해 “전해줄 뉴스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정부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플린이 러시아 문제에 솔직하지 않다는 게 내부 결론”이라며 “그의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고 증언했다.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은 핵심 참모에게 부여하는 플린의 기밀취급권 인가를 거부하기도 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교체론도 솔솔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오랜 지인은 대놓고 프리버스를 백악관에서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와 사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크리스토퍼 러디 뉴스맥스 미디어 최고경영자는 10일 “많은 이들이 트럼프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프리버스가 문제”라며 “그는 연방 기관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홍보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잘 모른다”고 비판했다. 프리버스에게 비서실장 역할을 감당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얘기다. 최근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둘러싼 논란도 프리버스 책임으로 돌렸다. 러디는 “이민 정책은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어야 했는데 2~3주간 부정적인 여론만 나왔다”고 언급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가 스파이서를 고용한 것을 후회한다고 보도했다. 당초 대변인으로 염두에 뒀던 인물도 아닌데다 스파이서가 트럼프의 의중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엇박자가 난다는 게 이유다. 한 예로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이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가 운영하는 의류 브랜드를 방송에서 홍보한 것과 관련, 스파이서는 언론에 콘웨이가 ‘주의 조치를 받았다(counseled)’고 밝혔으나 트럼프는 ‘counseled’라는 단어 사용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말, 고압적 태도 등으로 언론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점도 스파이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 인파가 역대 최대였다고 주장하며 첫 브리핑 때부터 언론과 마찰을 빚어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재갈을 물리려는 언론관에 4월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을 거부하겠다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악관 실력자들의 잇단 낙마설 파문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역시 큰 혼란에 빠졌다. 뉴욕타임스는 “NSC가 가뜩이나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로 매일 아침 트위터를 확인하고 이에 맞춰 정책을 점검하느라 정신 없는데 경질 여론까지 불거지면서 소란스러운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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