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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CBM 성능 개량 노리며 계산된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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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CBM 성능 개량 노리며 계산된 도발

입력
2017.02.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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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비거리 500㎞ 그쳤지만

고도는 550㎞까지 치솟아

탄도 중량 높여 추력 실험한 듯

발사 포착 어려운 고체 연료 사용

향후 도발 수위 높일 전망

핵실험 가능성도 배제 못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23일 평양체육관에서 개막된 제1차 전당(전국 노동당)초급당위원장대회에서 개회사를 발표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23일 평양체육관에서 개막된 제1차 전당(전국 노동당)초급당위원장대회에서 개회사를 발표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12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탄도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성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거론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도발도 ICBM 엔진 성능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방부 주변에서는 “북한이 향후 도발 수위를 높여 끝내 ICBM 발사를 감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무수단급 개량형 미사일로 평가하면서 연료의 종류로 액체가 아닌 고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탄도미사일은 액체와 고체연료 모두 사용 가능한데 액체연료의 경우에는 주입기간이 길어 외부 노출이 쉬운 반면, 고체 연료는 처음부터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북한이 지난해 집중적으로 시험발사에 나섰던 무수단 미사일의 경우 모두 액체 연료를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 당국은 북한 미사일이 도발한 고도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550여km의 고도까지 치솟았다가 500km를 비행해 동해상에 낙하했다. 국방 당국 관계자는 “통상 500㎞를 날기 위한 최적의 미사일 고도는 150~200㎞ 정도”라며 “이번에는 미사일 고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북한이 지난해 여덟 차례 무수단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개발중인 KN-08, KN-14 등의 ICBM은 사거리 3,000~4,000km인 무수단 엔진 2~3개씩을 묶은 다발성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북한이 지난해 무수단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시험발사한 것 또한 ICBM 개발을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설명이다.

국방 당국과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북한이 이날 무수단 개량형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 또한 ICBM 성능 개량에 있다는 관측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지난해 6월 북한이 발사한 무수단은 사거리 400km에 정점고도 1,400km를 찍은 반면 이번에는 정점고도가 550km에 그쳤다”며 “지난번 발사가 발사체 재진입 실험이었다면, 이번에는 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려 엔진의 추력을 실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발사가 미사일을 대기권으로 재진입 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 반면 이번에는 엔진 추력을 확인하는 데 주요 목적이 있었다는 의미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목을 두고는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의 개량 목적도 거론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김정은 위원장의 고체 연료 엔진 시험을 공개했으며, 같은 해 8월 고체 연료 SLBM 시험 발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국방 당국은 북한의 ICBM발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이 최종적으로 핵과 미사일을 조합하려는 데 혈안이라는 점에서는 향후 추가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우리 국방 당국도 북한의 이번 도발을 두고“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을 유도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2013년 3차 핵실험을 한 2월 12일을 택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볼 때 이후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었음을 과시하려는 무모한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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