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연아, 하고 부르면 나연이를 잊은 사람도, 나연이라는 이름을 발음해 본 적이 없는 사람도, 나현이도 나영이도 돌아봐요. 그 나연이는 두 눈 질끈 감고 안 돌아볼 수도 있어요.
나연이는 놓친 존재일까요? 놓아주고 싶은 존재일까요? 나연아, 나―연아, 나……연아, 자꾸 자꾸 부르면 아득해지나요? 멀리까지 가나요? 나로부터 비롯된 나연(然)도 멀어지며 흩어지나요? 1초가 다급해라고 말하려는데 암초라고 해버렸어요. 다급한 1초는 암초 맞지요. 내친 김에 나 살아있소 외쳤더니 옆에서 나연이 살았어? 되묻고 그 말을 받은 옆의 옆은 나연이 죽었어요? 그러잖아요. 출렁이는 목소리로 불러야 말하고 싶은 입들이 모여들어요.
나연이를 위한 운전을 배우고 있는데 요즘 나연이도 운전을 배우고 있다네요. 이쪽과 저쪽이 만나 핸들이지요. 찾고 있는 나연이는 유실물 보관소에는 없어요. 도로를 복구시킬 설해용 모래에서 흘러나오고 있지요.
이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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