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문재인 묻지마 지지, 60대 이상 반문 정서
극과 극 속에서 4050 새 인물 찾으며 견제 역할
“이재명에서 안희정으로” 대연정도 반감 적어
“아따 많이 올랐네, 금방 따라 잡겠고만.”
12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만난 상인 최규웅씨(50)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을 언급하자, ‘씨익’ 웃으며 적지 않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안 지사의 선전이 꽤나 반가운 눈치였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괘얀킨 하지”라고 편을 들어주면서도 “(격차가) 좁혀지면 아무도 모르제”라고 여지를 남겼다.
호남의 심장인 광주는 세대별 표심이 진보 대 보수 등 이념 성향으로 대립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문재인이냐, 아니냐’로 갈리는 게 특징이다. 2030세대에선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묻지마 지지가 높은 편이다. 60대 이상에선 문 전 대표라면 무작정 덮어 놓고 배척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버티고 있다. 반면 문 전 대표를 향한 양극단의 민심 속에서 호남의 4050 세대는 끊임 없이 새로운 인물을 찾으며 ‘스윙보터’ 역할을 자처 하고 있었다.
설 연휴 전후로 급격히 상승한 지지율 덕인지, 광주에서 만난 4050 세대들 사이에선 안 지사에 대한 호감도가 강하게 나타났다. 11일 저녁 광주 금남로 촛불집회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서모씨(43)는 “젊고, 새롭지 않느냐”며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것도 맘에 든다”고 했다.
그러나 광주 4050이 처음부터 안 지사를 주목한 것은 아니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급부상한 이재명 성남시장을 눈 여겨 봤으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마음을 접었고, “지금은 안희정을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호남의 4050 세대가 유독 지지후보를 많이 바꾸는 데 대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호남판을 갈아 엎은 주역이었다”며 “안주하는 민주당, 그리고 대세론을 너무 일찍 띄우는 1등 후보에 대한 끊임 없는 경고를 날리는 호남 내 야당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호남 4050 세대가 최근 지지후보를 평가하는 기준에 있어 기존의 이념 성향이나, 지역적 특수성을 뛰어넘는 모습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당장 야권 내부 진영에서 호된 비판을 받았던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서도 호남 4050 세대의 반감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현실주의 노선과 합리적 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커가는 것이다. 광주송정역 앞에서 만난 전모씨(54)는 “집권당과 비집권당 대립,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탕평책이 필요하다는 차원 아니냐”고 두둔했다.
광주=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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