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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대 미일 안보동맹 확인, 통상갈등 불안은 남겨

입력
2017.02.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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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트럼프 시대’ 첫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흔들림 없는 미일 안보동맹을 과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가 미일간 공동방위 대상임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확인시켜주며 중국 견제 의사를 분명히 했고, 아베 총리는 군사력 증강 명분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특히 아베 총리는 “100% 일본을 지지한다”는 트럼프의 발언과 더불어 20시간동안 함께 머물며 환대를 받음으로써 두 정상의 ‘찰떡 공조’를 연출해 냈다. 다만 안보분야와는 달리 엔저나 통상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압박 구도는 변하지 않았기에, 안보와 경제이슈를 맞교환한 ‘거래외교’, 혹은 일본의 ‘조공외교’란 반응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는 미일동맹은 아태지역에서 평화, 번영, 자유의 초석이다”라며 “핵과 재래식 전력에 바탕을 둔 미 군사력을 사용해 일본방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성명으로 명시했다. 아베 총리 부부는 회담 후 트럼프 부부와 에어 포스 원(미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한 후 ‘골프라운드 밀월’을 과시하며 개인적 스킨십 강화 목적을 달성했다. 두 사람이 20시간동안 골프 27홀ㆍ식사 네 끼 일정을 소화하며 각별한 우정을 과시한 것이다. 첫 정상회담 상대였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점심 한 끼만 했던 데 비하면 파격적 대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오전 9시15분(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라라고 휴양지 인근의 트럼프인터내셔널 골프&스파 주피터에서 아베 총리를 다시 만나 오후 1시50분 골프장을 떠나기까지 따뜻한 날씨 속에서 골프와 식사를 즐겼다. 라운드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프로골퍼인 어니 엘스가 함께했다. 두 정상은 20여분뒤 웨스트팜비치로 자리를 옮겨 두 번째 9홀 라운드를 했다. 일본 외무성은 양국 정상의 골프회동은 1957년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총리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60년만이라고 전했다. 만찬에는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장녀 이방카 트럼프 부부도 참석했다.

트럼프는 첫날부터 아베 총리를 향해 “미국인을 대신해 그 유명한 백악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치켜세웠다. 정상회담 직전 무려 19초간 손을 잡고 악수를 해 화제를 뿌리는가 하면, 마라라고 리조트의 숙박비용을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선 아베의 발언 때 통역이어폰을 끼지 않고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베 총리로선 트럼프의 일본 답방 약속이야말로 성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1월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맞춰 트럼프 방일이 이뤄질 가능성을 거론했다.

미일동맹 강화 흐름이 일본의 재무장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미동맹에 청신호라는 반응도 나온다. 고립주의 우려를 키웠던 트럼프가 일본을 아태지역 평화와 안정의 ‘주춧돌(cornerstone)’이라고 칭하면서 동맹을 강조하는 동시에 아시아 중시 기조를 드러낸 것이다. 다만 공동성명의 ‘일본은 동맹에서 더 큰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는 대목이 사실상 방위비 추가 부담을 지목한 것이어서 한국에 불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안보분야와 달리 아베 총리는 경제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일본 정부가 트럼프의 우발적 언동이 없어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경제대화 협의체’ 향방에 대해선 전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주변에 “몇 개의 지뢰를 밟지 않게 돼 잘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를 설득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미국이 머물도록 하겠다던 다짐과 달리 양자간 경제협력 논의를 공동성명에 포함시키면서 미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정상회담 이후 오히려 커질 가능성이 높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에서 두번째)가 11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과 골프 라운딩을 즐기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골프 라운딩 장면. 도쿄=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에서 두번째)가 11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과 골프 라운딩을 즐기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골프 라운딩 장면. 도쿄=연합뉴스
[플로리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왼쪽)가 11일(현지시간) 오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주 딜레이비치에 조성된 '모리카미 박물관'을 방문했다. 마라라고 별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30㎞ 떨어진 모리카미 박물관은 '정통 일본 문화 체험'을 표방하는 곳이며, 6만㎡ 정도의 부지에 조성된 박물관과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팜비치= AP연합뉴스
[플로리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왼쪽)가 11일(현지시간) 오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주 딜레이비치에 조성된 '모리카미 박물관'을 방문했다. 마라라고 별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30㎞ 떨어진 모리카미 박물관은 '정통 일본 문화 체험'을 표방하는 곳이며, 6만㎡ 정도의 부지에 조성된 박물관과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팜비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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