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의 개인정보 수집 폭로 후
모스크바 망명 생활 NSA 前요원
NBC방송 “러, 인도 고려 중” 보도
미국내 의견은 “처벌” “사면” 팽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밀월관계인 러시아가 모스크바에 보호하고 있는 전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4)을 인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익명의 자국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 환심을 사기 위해 스노든 인도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를 우리 정보기관이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또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이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검토된 것으로 확인해줬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스노든은 배신자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스노든 측은 이 보도를 일축했다. 스노든의 러시아 변호사 아나톨리 쿠체레나는 “스노든을 미국에 인도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이를 미국 측 계략이라고 반박했다. 스노든도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러시아 정보기관과 어떤 협조도 않는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나왔다”며 “어떤 나라도 스파이로 거래하지 않는다. 만약 거래를 한다면 다른 스파이들은 다음 거래대상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남겼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요원이었던 스노든은 2013년 6월 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언론에 폭로하고 홍콩에 은신했다. 그는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 했으나 미 당국의 여권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발이 묶였으나 같은 해 8월 러시아가 1년 임시망명을 허가했다. 지난달 러시아 당국은 그의 거주기간을 2020년 8월까지로 연장했다. 일각에서는 스노든이 러시아 정보기관에 협조해주는 대가로 러시아가 그의 체류를 허용해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스노든 인도 문제는 미국 내에서 ‘뜨거운 감자’다. 인권 보호 측면에서 그를 사면해줘야 한다는 여론과 국가에 대한 배신자로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있다. 미국 법무부 측은 그가 기소될 경우 최소 30년 형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NBC 방송에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