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에는 물건을 세는 단위명사가 유난히 많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해 드릴 단위명사는 ‘매, 손, 죽, 제, 축, 쾌, 두름, 쌈, 접’ 등인데, 나열한 순서는 적은 개수에서부터 점점 많은 개수의 물건을 세는 단위명사의 순이다.
먼저 ‘매’는 젓가락 한 쌍을 세는 단위로서, ‘젓가락 한 매’는 ‘젓가락 두 짝’을 말한다. 또한 한자어 단위명사인 ‘매(枚)’는 ‘원고지 백 매’처럼 종이나 널빤지 따위를 세는 단위로 쓰이는데, 이 경우에는 ‘장(張)’으로 순화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손’은 한 손에 잡을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로서, 조기, 고등어 등의 생선을 한 손에 잡을 수 있는 두 마리 분량을 말한다.
‘죽’은 옷이나 그릇 따위의 열 벌을 묶어 세는 단위인데, 여기에서 ‘죽이 맞다’는 속담이 나왔다. ‘죽이 맞다’는 ‘서로 뜻이 맞다’는 의미인데, 그릇이 열 개면 한 죽이 되는 것처럼 서로 뜻이 맞거나 행동이 조화를 이룬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제’는 한약의 분량을 나타내는 단위로서, ‘한 제’는 탕약 스무 첩의 분량을 말한다. ‘제(劑)’는 한자로 ‘약제 제’이므로 발음이 비슷한 ‘재’로 잘못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축’과 ‘쾌’, ‘두름’은 모두 20마리를 묶은 단위인데, ‘축’은 오징어 스무 마리를 묶어 세는 단위이고, ‘쾌’는 북어 스무 마리를 묶어 세는 단위이며, ‘두름’은 조기 따위의 물고기를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어 세는 단위이다.
끝으로 ‘쌈’은 바늘을 묶어 세는 단위로서, ‘한 쌈’은 바늘 스물네 개를 이르고, ‘접’은 채소나 과일 따위를 묶어 세는 단위로서, ‘한 접’은 채소나 과일 백 개를 이른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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